원재료값 폭등에 입장 바뀐 중국 배터리 1·2위 CATL·BYD [강현우의 중국주식 분석]

입력 2022-05-13 09:37   수정 2022-05-13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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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료 가격 폭등에 중국 전기자동차 배터리 1위인 CATL과 2위 BYD의 상황이 역전되고 있다고 경제매체 차이신이 13일 보도했다. 원재료값을 완성차 가격에 전가할 수 있느냐가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 완성차와 부품, 대학 등으로 구성된 중국전기차산업기술혁신전략연맹에 따르면 중국 신에너지차(전기차, 충전식 하이브리드, 수소차 등) 배터리 시장에서 CATL은 지난해 점유율 52.1%를 달성했으나 올들어 50%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 4월 점유율은 38%로 하락했다.

반면 2위인 BYD의 점유율은 작년 16.2%에서 지난 4월에는 33%로 상승했다. 작년에는 CATL이 BYD의 3배에 달했으나 지난 4월에는 격차가 불과 5%포인트 차이로 줄어든 것이다.

전기차 배터리는 리튬이 양극재와 음극재 사이를 이동하면서 전기를 발생시키는 리튬이온배터리가 대부분이다. 핵심 원재료인 전기차용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해 초 t당 6만위안(1위안은 약 189원)이었으나 올 초 t당 30만, 3월에는 50만위안까지 뛰었다. 중국 신에너지차 판매량은 2020년 111만대에서 2021년 299만대로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올해는 작년의 두 배인 600만대로 불어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신에너차 수요 확대 예상에 원재료 가격이 더 빠른 속도로 뛴 것이다.

3월 이후 중국 북부 지린성, 상하이 등 중국 주요 자동차 생산거점 봉쇄로 전기차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올해 판매량이 예상에 못 미칠 것이란 예상이 커졌다. 리튬 가격도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여전히 t당 46만위안대로 역대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CATL은 대량의 리튬 재고를 쌓아놓은 덕에 지난해 높은 수익성을 기록했다. 작년 매출 1304억위안에 순이익 178억위안으로 이익률 13.7%를 나타냈다. 하지만 올 들어선 비싸진 원재료를 소비하면서 1분기 이익률은 3.9%로 떨어졌다.

CATL은 지난달 배터리 가격을 인상하면서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전기차 기업들이 CATL 대신 다른 업체 배터리를 더 많이 쓰면서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전기차 업체들은 폭증하는 전기차 수요를 맞추기 위해 대규모 생산설비를 갖춘 CATL에 줄을 서서 물량을 받아 갔다. 하지만 지난 3월부터 봉쇄 여파로 수요가 줄고 다른 배터리 업체들의 생산량은 계속 늘어나면서 CATL의 독점적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CATL의 주요 고객사 중 하나인 테슬라가 지난달 중국 상하이공장 가동을 중단하다시피 한 것도 CATL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BYD도 리튬 가격 상승에 따른 압박을 받고 있다. 하지만 BYD는 전기차 등 완성차 제조도 겸하고 있어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BYD는 전기차 사업을 한다는 점에서 고객사를 다양화하기 어렵다는 게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원재료 가격이 오르자 약점이 오히려 강점으로 바뀐 것이다. BYD는 올해 들어서만 2차례 전기차 가격을 인상하면서 원재료값 상승 부담을 줄였다.

전문가들은 다만 CATL이 생산설비나 글로벌 고객사 등에서 BYD를 앞서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우위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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