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정책적 관심이 단기적인 이슈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음 분기의 경제 상황, 이달의 고용지표 등이 그것이다. 단기적 이슈는 긴급하지만, 장기적 문제에 비해 중요성이 낮다. 장기적 이슈야말로 사람들의 생활 수준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래에 대한 구조적인 과소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연구개발(R&D) 투자로 대표되는 지식 전파가 대표적이다. 생산적인 비판을 위해서는 지식 전파의 본질적 특성에 주목해야 한다. 지식 전파는 활발해질수록 발생하는 이득의 일부가 새로운 아이디어의 창조자가 아닌 다른 주체에게 흘러들어간다.
애플의 아이패드는 출시 당시 성공 여부에 대한 위험 부담을 안고 있었다. 2010년 1월 앨 고어를 비롯한 여론 주도층 인사, 언론인을 대상으로 아이패드를 공개했을 때 대부분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부에서는 덩치 큰 아이폰인데 전화 기능이 없다고 놀려대기까지 했다. 하지만 출시 직후 세계적인 호응을 받았고, 경쟁사들은 즉각 아이패드 변형 제품 개발에 들어갔다. 본질적으로 경쟁사들은 애플이 짊어진 위험 부담에 따른 정보로 이득을 본 셈이다. 문제는 다른 경쟁사들이 가져가는 이득이 커질수록 아이디어 창조자들은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낼 유인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정부가 혁신가들에게 충분한 보조금을 지급해야 하는 이유다. 혁신에 대한 투자는 기업에 사적 수익을 안겨주지만, 다른 기업을 이롭게 하는 사회적 수익의 공급원으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40년에 걸쳐 수요가 우세했으며 불평등은 폭발적으로 커졌다. 대학 졸업 비율로 측정한 미국의 인적 자원 공급 둔화는 남자의 경우 확연했다. 1980년부터 오늘날까지 젊은 백인 남성(25~34세)의 대학 졸업 비율은 22%에서 26%로 거의 일정한 반면 기술 발전과 세계화, 제조산업에서 지식산업으로 이행되면서 숙련 노동자에 대한 수요는 폭발했다. 인적 자본을 원료로 구동되는 경제로의 변화가 수요 증가의 핵심으로 기능한 것이다. 이런 인적 자원에 대한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는 임금 불평등의 모습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오늘날 국내 개발자의 초봉이 1억원에 육박하고, 글로벌 게임회사의 개발자 연봉이 15억원을 넘었다는 소식은 우연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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