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 16일 10:4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세컨더리 투자 전문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LB프라이빗에쿼티(PE)의 1200억원 규모 블라인드 펀드가 누적 내부수익률(Gross IRR) 65.3%를 기록하며 조기 청산했다. 국내 PE 업계에서 이례적으로 높은 수익률이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B PE는 지난 13일 임시사원총회를 열어 2호 블라인드 펀드 조기 해산을 결의했다. 2017년 설정된 이 펀드는 산업은행, 고용보험기금, NH투자증권, 서울대발전기금, KDB산은캐피탈 등으로부터 1210억원을 모았다. 이후 5개 기업에 957억원을 투자했다. 수수료와 각종 비용을 제외한 내부수익률(Net IRR)이 54.3%에 달했다.
펀드 수익률을 높인 ‘효자’ 포트폴리오로는 하이브와 에코프로비엠이 꼽힌다. 하이브는 2017년 9월 189억원을 투자해 수익률 385.1%를 달성했다. 에코프로비엠의 경우엔 2017년12월에 210억원을 베팅해 51.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LB PE는 두 건의 세컨더리 투자로 높은 투자수익율을 확보한 후 잔여 포트폴리오는 중위험 중수익의 메자닌 위주로 구성했다. 덕은인터라인 9.6%, 에스엠케이앤아이 8.5%, 쏘카 12.7% 등으로, 모두 성과보수를 수령하는 기준선(허들)인 8%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LB PE는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손자인 구본천 부회장이 이끄는 LB엔베스트먼트에서 2017년말 분사해 설립됐다.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PE본부장을 지내다 2013년 LB인베스트먼트 PE부문 대표로 합류한 남동규 대표(사진)가 운용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2017년 설립 당시부터 LB PE는 세컨더리를 핵심 투자 전략으로 내세웠다. 세컨더리 투자는 다른 사모펀드들이 펀드 만기 등을 이유로 내놓는 매물을 사들이는 전략이다. 당시만해도 국내에선 생소한 전략이었지만 남 대표는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봤다. PEF들의 투자 규모는 크게 늘어난반면 회수(exit) 규모는 절반에도 못미쳤기 때문이다. 게다가 PEF의 매물을 받아줄 전략적투자자(SI)들의 투자 여력도·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LB PE는 현재 1220억 규모의 3호 세컨더리 펀드를 운용 중이다. 3호 펀드는 소수 지분 세컨더리 투자와 함께 경영권 인수(바이아웃)까지 영역을 넓혔다.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인수한 KOC전기가 대표적이다. LB PE는 올 하반기 최대 5000억원 규모의 4호 블라인드 펀드 조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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