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경계석으로 사람 얼굴을 내리쳐 살해한 40대 중국인 A씨가 구속됐다.
서울남부지법 권기만 영장전담 부장판사 13일 강도살인, 폭행,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는 40대 중국인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권 판사는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구속영장 발부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영장실질심사는 오전 10시 30분부터 11시 53분까지 한 시간 넘게 이어졌다. 남부지법에 모습을 드러낸 A씨는 범행 이유를 묻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웃음만 지어보일 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A씨는 지난 11일 오전 6시께 서울 구로구의 한 공원에서 한국인 60대 B씨를 발로 차고 도로 연석으로 안면부를 가격해 숨지게 한 뒤 B씨의 소지품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현장의 CCTV에는 범행 후 15분간 50여 명의 행인들이 현장을 지나가면서도 피를 흘리고 있는 B씨를 외면하는 모습이 담겨 논란이 됐다.
A씨는 이후 도주 과정에서 리어카를 끄는 80대 노인 C씨도 폭행했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이날 오전 6시 9분 소방으로부터 공조 요청을 받은 뒤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A씨는 체포 후 마약류 간이시약 검사에서 필로폰 양성 반응을 보였다. 다만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A씨에게 마약 관련 혐의는 적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체포한 뒤 조사과정에서 출입국관리법을 위반한 혐의도 발견했다고 밝혔다. 다만 경찰 관계자는 “불법체류 관련 법 위반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A, B, C씨는 모두 서로 일면식도 없는 관계인 점을 바탕으로 이번 사건은 ‘묻지마 살인’이라고 보고 자세한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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