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추세 반전 조짐 안 보이지만…"바닥 다져가는 중" [주간전망]

입력 2022-05-15 08:00  



미국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강화, 중국의 도시 봉쇄 장기화, 가상자산 시장의 불확실성 등 악재는 여전하지만 코스피가 2600선을 지켜냈다. 지난주(9~13일)의 마지막날인 13일 반발매수세가 유입된 덕이지만, 추세 반전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 분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직전주 종가 대비 1.52% 하락한 2604.24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Fed)의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에 대한 충격이 이어지면서 한 주를 시작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에 대해 선을 그었지만, 주말에 미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이자 파월 의장의 말이 지켜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생긴 탓이다.

Fed에 대한 불신, 중국 봉쇄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가 확인된 경제지표 발표, 스테이블코인인 루나와 테라 급락에 따른 가상자산 시장의 붕괴 등의 영향으로 코스피가 후퇴했지만, 2600선에서는 크게 이탈하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온 직후인 지난 12일 결국 무너지며 2550선을 내줬다.

그나마 마지막 거래일에 반등하며 2600선을 회복한 게 위안거리다.

매매주체별 동향을 보면 불확실성이 산적한 가운데 외국인이 쏟아내는 물량을 개인이 받아냈지만 지수를 지켜내지 못했고, 막판에 매수에 나선 기관이 코스피를 2600선으로 회복시킨 모습이었다. 지난 한 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개인과 기관이 각각 4517억원 어치와 4456억원 어치의 주식을 샀고, 외국인이 1조190억원 어치를 팔았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주요 시장 대비 우리 증시의 하락폭은 상대적으로 선방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지난 한 주 동안 미국의 나스닥지수는 2.80%가 하락했다. 지난 13일에 3.82% 급등했지만, 그 전까지의 낙폭이 너무 컸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도 주간 단위로 2% 이상 빠졌다.

반등이 나타났지만 증권가에서는 적극적인 매수를 권하지는 않고 있다. 코스피가 2600선 아래로 크게 하락하지는 않겠지만, 본격적인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Fed의 긴축적 통화정책 완화, 중국의 코로나19 확산 진정, 우크라이나 전쟁 일단락 정도가 중요한 반등 트리거”라고 짚었다.

그는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세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전망이 어려운 영역이기에 연준의 긴축 완화가 핵심”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미국의 물가 안정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11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4월 CPI가 기대보다 높은 물가 수준이 길게 유지될 수 있다는 해석을 낳으면서 연준이 긴축 강도를 낮추는 신호를 보낼 수 있는 시점도 1달은 늦춰졌다고 김영환 연구원은 분석했다.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의 예상 밴드로 2500~2650을 제시했다.

증권가의 관심은 이번주 발표될 미국과 중국의 실물 경제 지표에 모이고 있다. 인플레이션 완화 신호를 기대하는 것이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오는 17일(현지시간) 발표될 미국의 4월 소매판매가 높은 물가에 대한 우려 대비 소비 위축 강도가 크지 않다고 해석된다면 위축된 투자심리를 완화시키는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의 4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도 오는 16일 발표될 예정이다.

주가가 크게 하락한 만큼 저가 매수 전략은 유효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신승진 연구원은 “현금이 있는 투자자라면 오히려 주식의 비중을 늘릴 시점”이라며 “원·달러 환율이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정점이었던 달러당 1285원까지 약세가 진행됐기에, 외국인 투자자 시각에서는 한국 증시가 싸다고 인식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외 변수가 안정을 찾은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포트폴리오의 일부는 딥 밸류(Deep Value·주가가 크게 하락해 투자지표가 저평가 영역에 이른 상태) 종목 중심으로 구성하는 게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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