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쿠버다이빙, 조깅, 사진 촬영, 요리, 꽃꽂이…. LG전자가 운영하는 ‘라이프이즈굿 봉사단’의 활동 내용이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봉사단의 주축으로 자리잡으면서 자신의 취미를 살린 봉사활동이 대세가 됐다는 설명이다.
15일 LG전자에 따르면 스쿠버다이빙 애호가들로 이뤄진 ‘오션케어’는 주말이나 연휴에 시간을 내 강원 강릉, 울릉도, 제주도 등에서 해양 쓰레기를 수거한다. 하루 2~3회 다이빙하고, 그중 1회 두 시간 내외를 수중 정화 활동 시간으로 정해 바닷속 낚싯줄·폐어망·폐통발 등을 수거한다. 이 과정에서 폐통발 안에 갇힌 물고기나 문어 등 해양생물도 돕는다. 이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한 직원은 “평소 취미 활동 중 해양 쓰레기를 볼 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았다”며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바다 환경 보전에 기여할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대화형 인공지능(AI)을 만드는 봉사활동 팀도 있다. 개발자만 모인 게 아니다. 영업·서비스·인사·연구개발(R&D) 등 각종 직군 직원들이 모여 사회적 기업·기관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한다. 전문 인력을 대규모로 뽑기 힘든 사회적 기업의 수요를 파악해 AI 챗봇을 구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작년엔 한국자원봉사기관, 나눔의집과 함께 ‘기림의 봇’을 개발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서 처음으로 피해 사실을 고발한 여성운동가 고(故)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이 나온 지 30년이 됐다는 점에 착안한 행보였다.
이들 봉사활동은 모두 직원들이 직접 기획했다. LG전자 임직원 세 명 이상이 모여 봉사활동 계획서를 제출하면 회사가 활동 금액을 지원하는 식이다. 좋아하는 일과 봉사를 연계할 수 있다 보니 기업 연계 시설에서 일괄적으로 봉사를 벌이는 경우보다 활동 내용이 다채롭다. 사진을 좋아하는 이들은 독거 고령자의 사진을 무료로 촬영해주는 봉사활동을, 요리가 취미인 이들은 장애인 대상 도시락 제작·배달 활동을 벌이고 있다. LG전자의 라이프이즈굿 봉사단 활동에 참여한 임직원 수는 누적 1만 명을 훌쩍 넘는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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