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값 급등 악재 속…중견 건설사가 사는 법

입력 2022-05-15 17:10   수정 2022-05-16 00:45

대형 건설회사의 거센 공격과 원자재 가격 급등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중견 건설사들이 선방하고 있다. 경쟁이 격화된 주택 시장을 벗어나 특화 영역을 발굴한 중견 건설사들이 국내외 겹악재 속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SGC이테크건설은 올 1분기 266억87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108억8000만원)에 비해 146.92% 증가했다. 올 1분기 매출은 2906억8200만원으로 0.53% 감소했지만 영업이익(220억6700만원)이 84.80% 증가한 영향이다. 수주 경쟁이 치열해진 국내 재개발·재건축 시장에서 벗어나 물류센터 신축이라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은 덕분이라는 평가가 많다.

플랜트 분야가 강점인 이 회사는 코로나19 이후 냉장·냉동 시설을 갖춘 물류센터 신축에 적극 뛰어들었다. 쿠팡 광주 물류센터 등 코로나19 확산 이후 따낸 물류센터 규모만 1조원에 이른다. 올 2월에도 1060억원 규모 화성 대형 복합 물류센터 신축 공사를 수주했다.

쌍용건설은 ‘효자’ 리모델링 사업을 특화해 입지를 구축했다. 쌍용건설은 일찌감치 리모델링 사업의 성장성을 인식하고 2000년 건설업계 최초로 리모델링 전담팀을 꾸렸다. 발 빠른 사업 시도로 국내 첫 단지 리모델링 사업인 서울 방배동 쌍용예가 클래식(2007년)을 비롯해 1~4호를 모두 수주했다. 지난해엔 공사비만 4600억원에 달하는 광명 철산 한신아파트 리모델링 사업도 따냈다. 최근엔 총 2064가구에 공사비만 8000억원에 이르는 가락 쌍용1차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리모델링 공사는 신축 공사에 비해 난도가 높아 경험이 부족한 건설사들이 섣불리 뛰어들기 쉽지 않은 분야”라고 설명했다.

코오롱글로벌 역시 올 1분기 393억3700만원의 순이익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316억9200만원)보다 24.1% 증가했다. 매출(1조1304억원)과 영업이익(576억8700만원) 모두 각각 2.5%, 23.3% 늘었다. 건설 부문의 매출이 줄었지만 고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증가로 유통 부문의 이익이 커지면서 선방했다는 분석이다.

한라는 투자한 사모 형태의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가 연결 기준으로 신규 편입되면서 114억원가량의 수익을 인식해 올 1분기 265억8500만원의 순이익을 냈다. 지난해 1분기(184억7900만원)에 비해 43.9% 증가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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