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에서 국내 스마트 농업 기술로 경작한 식용작물과 특용작물을 현지에서 유통 판매하고 인접국에도 수출하는 ‘인도어 스마트팜’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한국의 농업 기술력과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싹 틔운 결실이며, 한국형 스마트팜 수출의 본격화를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쿠웨이트는 국토의 0.6%(약 1만600㏊)만을 경작지로 활용하는 나라로 농산물 중 상당량을 수입에 의존한다. 자국에서 소비되는 채소와 과일 대부분은 유럽에서 수입돼 신선도가 낮고, 항공으로 운송돼 가격이 비싸다. 스마트팜 기술로 현지 생산하면 신선한 농산물을 유럽산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다.
쿠웨이트는 세계 7위 석유 매장량(1015억 배럴)을 자랑하는 천연자원 부국이며 한국의 원유 3대 공급국이다. 올 1분기 쿠웨이트산 원유 수입액은 29.3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1.5% 증가했다. 쿠웨이트와 1979년 수교한 이후 수입한 석유는 한국 경제 성장에 밑거름이 됐다. 두 나라는 전략적 동반자다. 쿠웨이트는 수출 산업의 동력인 원유와 석유제품을, 한국은 기후 변화 대응과 식량안보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쿠웨이트 정부는 국가발전전략 ‘비전 2035’를 수립해 ‘포스트 오일 시대’를 대비하고, 농업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다. 농업 생산성 향상과 공급·유통망 혁신을 이루기 위해 데이터 기반의 한국 농업혁신 기술을 도입 중이다. 쿠웨이트 압둘라 신도시 건설사업(한국형 스마트시티 수출 1호 사업)에 한국형 스마트팜 기술이 적용될 가능성도 크다.
쿠웨이트 스마트팜 시장은 인도어 수직 식물농장, 온실형 스마트팜 등 농축산 분야 전반에서 성장 잠재력이 크다. 현지 정부 기관 및 민간기업 차원에서도 농업 데이터를 활용한 R&D센터 설립을 한국과 협력해 추진하고 있다.
현지에 진출한 네덜란드, 터키, 프랑스 등 농업 선진국과 치열한 경쟁에서 국내 기업들이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선도적인 표준기술을 확보하고 현지 식량 위기 대응에 적합한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 맞춤형 스마트팜 기술력과 패키지 수출로 시스템 운영자와 작물 재배 기술자도 적극적으로 현지에 파견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 이들이 현지인에 대한 교육을 함께 진행한다면 한국형 농업기술이 현지화돼 한국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스마트팜 기술에 대한 관심은 쿠웨이트를 중심으로 식량안보를 확보하려는 중동 국가 사이에서 높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 단순히 스마트팜 자체를 수출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공동 기술 개발과 기술의 현지화를 이뤄낼 수 있는 연구기관, 운송과 물류 서비스를 포함한 토털솔루션 제공을 목표로 해야 한다. 국내 정보기술(IT)과 솔루션을 현지 고유의 농업 환경에 접목한다면 중동 지역은 한국형 스마트팜 진출의 기회의 땅이 될 것이다. 중동, 아프리카 국가들로 한국형 스마트팜 시장이 넓어지고, 혁신적인 사업모델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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