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때 안 팔리고, 입출금 멈추고…코인거래소 시스템 오류 늘었다

입력 2022-05-16 17:03   수정 2022-05-17 02:43

최근 3년여간 국내 5대 암호화폐거래소에서 매매·입출금 거래가 지연되거나 접속이 안 되는 등의 사고가 70건 넘게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로 인한 투자자 손실을 보상하는 규정은 사실상 전무한 수준이었다.

16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 3월 말까지 이들 거래소에서 접속 장애나 매매 지연, 시세 오류 등의 사고가 발생한 건수는 54건이었다. 제출 자료에는 누락됐지만 한국경제신문이 각 거래소 홈페이지에서 추가로 확인한 ‘접속 지연’ ‘해킹으로 인한 시스템 긴급 점검’ ‘원화 입출금 서비스 지연’ 등 각종 서비스 장애 공지까지 합하면 사고 건수는 모두 71건에 달했다. 거래 규모가 가장 큰 업비트가 23건, 빗썸이 21건이었고 고팍스 17건, 코인원 6건, 코빗 4건 순이었다.

실제 이용자가 경험한 서비스 결함은 이보다 훨씬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업비트는 지난해 11월 알고랜드 코인 상장일에도 시세가 장중 100% 넘게 요동치면서 거래가 몰리며 매매 지연을 빚었지만 공지하지 않았다.

장이 24시간 열리고 시세가 초 단위로 바뀌는 코인 거래의 특성상 이런 사고는 투자자에게 치명적이지만 제대로 된 보상은 미미하다. 코인원 고팍스 코빗은 모든 사고에 대해 보상하지 않았고, 빗썸은 보고한 사고 건수의 10%인 2건에 대해서만 일부 보상했다. 유일하게 ‘신속보상처리’ 제도를 운용 중인 업비트는 일부 사고에 대해 보상했다고 밝혔지만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는 거래소들이 마련한 광범위한 면책 조항 때문이다. 거래소들은 접속 폭주로 인한 서버 다운, 주문 폭주, 외주 시스템 하자 등으로 회원이 손해를 봐도 거래소가 고의 또는 과실이 없거나 관리자의 주의를 다했다면 책임이 없다고 약관에 명시하고 있다. 윤 의원은 “당국은 증권사 MTS 수준의 피해보상 가이드라인을 권고하고, 각 거래소는 장애 지속 시간과 발생 유형별로 세분화된 소비자 보상 기준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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