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국민의힘 소속 의원 100여 명이 제42주기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일제히 참석할 예정인 것을 두고 "대통령의 총동원령으로 억지로 참석하는 듯한 모습이 기념식의 본질을 흐리게 만들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고 밝혔다.
조오섭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17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 기념식에 이제라도 모두 참여한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조 대변인은 "민주당 의원들이 해마다 참석하고 전 국민이 추모하는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임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에게는 지난 42년간 왜 그렇게 어려웠는지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라며 "국민을 살해한 책임자 전두환, 노태우 씨는 끝내 사과와 반성 없이 역사의 뒤안길로 쓸쓸히 사라졌지만, 80년 5월의 진실은 현재 진행형"이라고 했다.
조 대변인은 과거 5·18 폄하 논란을 빚었던 김진태 국민의힘 강원도지사 후보를 향해선 "학살자들이 떠난 자리를 권력욕에 등 떠밀려 억지 사과 쇼까지 벌이며 신분 세탁을 하려는 사람들이 지방 권력을 쥐려 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5·18 망언자 김진태 후보는 어제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내 입으로 발언한 건 없다'를 강조하며 '공청회를 주최한 것에 대한 정치적인 책임을 지겠단 의미'라고 말했다"며 "공천장 쥐기 전과 사뭇 다른 이중적인 태도는 '술은 먹었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라는 말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반문했다.
윤 대통령과 각 부처 장관, 대통령실 수석급 참모 등을 비롯해 국민의힘 의원 100여 명은 오는 18일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국민 통합을 향한 새로운 정치의 큰 획이 내일 시작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총출동'은 윤 대통령이 대거 동참하겠다면 좋겠다고 독려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기념식 참석과 관련해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말 빠질 수 없는 의정활동을 해야 하는 인원을 제외하고는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최근 이 대표와 통화에서 "만약 국회의원 전원이 기념식에 갈 수 있으면 앞으로 국민의힘이 보수 정당으로서 달라진 모습을 확실히 보여줄 수 있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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