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암호화폐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카페 ‘테라·루나 코인 피해자 모임’ 운영진은 “사기와 유사 수신행위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두 공동창업자를 고발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운영진은 “두 사람이 루나 가격이 부진하던 지난해 초 연 20%에 달하는 고이자를 미끼로 스테이킹(예치) 상품을 내놔 가격을 끌어올린 뒤 고점에서 사기꾼들이 팔아치우면서 가격이 폭락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루나 투자자 20명가량을 모아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업비트와 빗썸 등 국내 암호화폐거래소에 루나와 관련한 거래량, 루나와 테라를 보유한 투자자 수, 금액별 인원수, 100만원 이상 고액 투자자 수 등에 대한 자료를 요청했다. 테라 플랫폼을 감독할 법적 권한은 없지만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현황 파악에 나선 것이다. 금융위는 국내에서 루나 투자자가 28만 명이고 이들이 700억 개 정도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루나 사태 후폭풍이 거센 가운데 권 대표는 테라 블록체인 부활을 위해 새로운 블록체인을 만들겠다는 제안을 내놨다. 그는 16일(현지시간) ‘테라 리서치 포럼’을 통해 “실패한 테라USD 코인을 없애고 테라 블록체인 코드를 복사해 새로운 네트워크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권 대표는 “이전 체인은 ‘테라 클래식(토큰 루나클래식-LUNC)’으로 칭하고 새 블록체인은 ‘테라(토큰 루나-LUNA)’로 부른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새 블록체인은 연 7% 스테이킹 보상을 목표로 하고 네트워크 보안도 확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대부분 암호화폐 전문가는 권 대표의 계획을 희망적으로 보지 않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세계 최대 암호화폐거래소이자 초기 테라 투자자였던 바이낸스의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는 테라 블록체인을 복사하자는 권 대표의 제안에 대해 “아무런 가치를 창조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