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급격히 발전한 것은 해방 이후다. 급속한 경제성장과 함께 수도권으로 인구가 몰렸고, 현재 서울(951만 명)보다 훨씬 많은 인구(1357만 명)가 경기도에 살고 있다. 선거 때만 되면 경기도를 남도와 북도로 나누자는 ‘분도론(分道論)’이 나오는 이유다.
분도론은 한강을 기준으로 북쪽의 고양·남양주·파주·의정부·양주·구리·포천·동두천·가평·연천 등 10개 지역을 ‘경기북도’로 분리하자는 것. 이렇게 되면 수원·용인·성남·화성 등 21개 지방자치단체가 남는 경기 남부 인구는 1003만 명, 북부 인구는 354만 명이 된다. 경기 북부 인구만 해도 서울에 이어 전국 광역 자치단체 중 3위다.
분도론의 근거는 경기 북부 지역의 낙후한 여건이다. 면적이 경기도 전체의 41%에 달하지만 휴전선과 가까운 접경지여서 군사시설보호법, 수도권정비계획법, 개발제한구역과 상수도보호구역 지정 등 이중삼중의 규제로 개발이 뒤처져 경기 남부와 불균형이 심해졌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대선, 총선, 지방선거 등 각종 선거 때마다 분도론이 제기돼 왔다.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또다시 분도론이 경기지사 선거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경기북부 특별자치도’를 임기 안에 설치하겠다고 했고,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는 분도보다는 대기업 유치 등을 통한 경제 살리기와 규제 완화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분도는 부·울·경 메가시티가 보여주듯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해 초광역 단위로 발전 전략을 추진하는 흐름에 역행한다. 경기 북부권 경제를 살리기 위한 유일한 방책도 아니다. 오히려 행정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다. 공무원 숫자만 늘릴 가능성이 높다. 경기지사에 출마한 정치인이 스스로 지역을 쪼개겠다고 나서는 것도 희한한 일이다.
서화동 논설위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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