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조카를 폭행하고 욕조에서 '물고문'을 해 숨지게 한 이모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A씨(35·여)에게 징역 30년 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8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10년 동안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명령도 그대로 유지했다.
함께 기소된 남편 B씨(34)는 2심에서 징역 12년형을 선고받은 뒤 상고하지 않아 처벌이 이미 확정됐다.
두 사람은 지난해 2월 자신들의 아파트에서 조카 C양(당시 10살)에게 "귀신이 들렸다"며 3시간에 걸쳐 폭행하고, 화장실로 끌고 가 손발을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 물이 담긴 욕조에 머리를 여러 차례 강제로 넣었다 빼는 등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경찰과 검찰의 조사 결과 이들은 2000년 12월 말부터 C양이 숨지기 전까지 폭행을 비롯해 14차례에 걸쳐 학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C양에게 자신들이 키우는 개의 배설물을 강제로 핥게 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1심과 2심은 두 사람의 살인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잦은 폭력으로 이미 쇠약해진 피해자에게 물고문 형태의 폭행을 재차 가한 점에 대해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한편, 자신의 언니인 A씨에게 범행도구를 직접 사서 전달한 혐의로 기소된 C양의 친모는 지난해 9월 1심에서 징역 3년 형을 선고받았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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