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들의 건강증진을 위해 직장 내 문화와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선도하는 기업에 주는 정부 인증이 마련됐다.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이달부터 시행하는 ‘건강 친화 기업 인증제도’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기업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온라인 설명회를 연다.
최근 우리 사회에는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워라밸’이 사회문화적 현상으로 확산됐다. 주 52시간 근무 또한 의무화되면서 근로자들의 노동 시간이 줄었다. 감소한 노동 시간만큼 근로자들의 건강도 과연 개선됐을까.
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우리나라 성인의 38.2%, 30대 남성은 58.2%가 비만인 것으로 집계됐다. 비만 외에도 다양한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하루 중 대부분을 직장에서 보내는 탓에 지역보건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적절한 건강관리를 받지 못한다는 응답도 많았다. 워라밸, 근무시간 감소에도 불구하고 한국 근로자의 건강에는 여전히 적신호가 켜져 있는 셈이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기업이 직접 나서 직원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발 벗고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임직원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증진을 위해 건강증진 전담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스마트 당뇨관리, 사내식당 건강식단 메뉴 제공, 마음건강관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기아는 고위험물질 입고차단 프로세스 가동 및 자체 관리기준을 마련해 질환의 발생 가능성을 낮췄다. 임직원이 근무시간 내 참여 가능한 건강관리 프로그램 및 개인 맞춤형 건강검진을 지원하며, 협력사 직원에게도 동일한 혜택을 적용한다.
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시행하는 ‘건강친화기업 인증제도’는 이처럼 임직원의 건강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을 정부가 직접 인증해주는 제도다. 지난 3년간 도입 기반 및 체계를 마련했으며 지난해 시범사업을 통해 지표 검증 및 기업 현장 방문 등을 마쳤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이달 본격적인 시행에 맞춰 기업을 대상으로 건강친화기업 인증제도 사업에 대한 온라인 설명회를 연다. 설명회는 5월 20일부터 31일까지이며, 사업 참여를 원하는 기업은 6월 1일부터 15일까지 한국건강증진개발원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 참여한 기업은 인증 심사(서류 및 현장 평가), 심의·의결 과정을 거쳐 최종 점수가 인증 통과기준 이상의 점수를 획득하면 건강친화기업 인증을 받는다.
근로자의 건강을 위해 힘쓰는 기업을 응원하는 건강친화기업 인증제도의 도입은 근로자 개개인의 삶의 질 향상뿐만 아니라 기업 성장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장기적으로는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을 막는 역할까지 할 것으로 보인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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