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견 철강사인 세아그룹이 ‘철강 슈퍼사이클’에 따른 특수강·강관 판매 호조로 올해 1960년 창립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세아그룹의 양대 주력사는 특수강을 생산하는 세아베스틸과 강관(파이프)을 제조하는 세아제강이다. 두 기업 모두 자동차, 기계, 에너지 등 전방산업 수요 증가로 지난해부터 ‘슈퍼 호황’을 누리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세아제강지주는 연결 기준 올 1분기 매출 9161억원, 영업이익 1110억원을 올렸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6.7%, 200.4% 증가했다. 회사측은 주요 제품의 판매 증가뿐 아니라 가격 상승에 따른 효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늘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오일·가스 산업 호황에 따라 에너지용 강관 제품 수요가 급증하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1분기 영업이익률은 12.1%로, 전년 동기(6.3%) 대비 두 배 가까이 높아졌다.
세아제강의 주력 제품인 강관은 진입장벽이 낮아 국내외 업체가 난립하는 공급 과잉 시장이다. 이 때문에 세아제강지주 연간 영업이익은 2015년 이후 한 차례도 1000억원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글로벌 에너지프로젝트 재개 등에 힘입어 강관 수요가 급증한 영향을 톡톡히 봤다. 작년에 창사 이래 최대인 298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그룹의 또 다른 주력 지주사인 세아홀딩스는 올 1분기 매출 1조6665억원, 영업이익 617억원을 올렸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6.6%, 31.8% 늘었다. 탄소합금강 등 특수강을 다품종 생산하는 핵심 계열사인 세아베스틸을 거느린 세아베스틸지주 영업이익이 415억원으로 집계됐다.
세아베스틸은 자동차, 기계 부품 등에 주로 사용되는 특수강 내수 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작년부터 이어진 전방산업 호조로 판매 실적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세아홀딩스는 작년 308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2011년(3482억원) 이후 10년 만에 연 3000억원을 돌파했다.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을 냈던 작년(6831억원) 실적을 웃돌 것이라는 관측이 벌써부터 제기된다. 세아그룹은 조만간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는 ‘1조 클럽’에 가입하겠다는 목표도 내부적으로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룹 관계자는 “당장 올해는 1조 클럽에 가입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룹의 ‘쌍두마차’ 격인 이태성·이주성 사장은 1978년생으로 미국 대학을 졸업하고,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했다. 지난해 말 정기인사에서 나란히 사장으로 승진했다. 부사장에 오른 지 4년 만이었다. 이들은 젊은 직원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며 소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되지만 두 사장 앞에 놓인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외형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그룹 안팎에서 제기된다. 자산 기준 재계 순위에서 세아그룹은 지난해 46위에서 올해 45위로 1계단 올랐지만, 2016년(38위)와 비교하면 하락하는 추세다. 재계 30위권에 재진입하기 위해선 인수합병(M&A)이나 신사업 투자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아그룹은 이를 위해 해상풍력발전과 수소저장탱크, 전기자동차 모터 등을 차세대 핵심 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세아제강지주는 영국에 4000억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 모노파일 생산공장을 건립 중이다.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프로젝트도 또 다른 강관제품 핵심 수요처로 떠오를 전망이다. 세아제강지주 관계자는 “오일·가스 시장에서 얻은 경험·역량을 앞세워 에너지 솔루션 시장을 중점 공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아홀딩스는 세아베스틸을 앞세워 해상풍력 발전기와 전기차 모터에 들어가는 파스너(볼트, 너트) 생산과 공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전기차 부품산업, 수소 생태계, 항공우주산업 등에 사용되는 특수강 소재 개발에도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룹의 양대 지주사가 작년부터 나란히 좋은 실적을 올리고 있지만 주가는 딴판이다. 세아제강지주는 지난 17일 주당 16만원에 장을 마쳤다. 6만원대에 머물던 1년 전 대비 세 배 가까이 상승했다. 주력 자회사인 세아제강 주가도 지난 17일 18만7500원에 장을 마쳤다. 주당 8만원대였던 올 초 대비 두 배 이상 상승했다.
반면 세아홀딩스의 주력 자회사인 세아베스틸지주는 올 들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세아베스틸지주는 지난 17일 주당 1만7450원에 장을 마쳤다. 주당 3만원대 중반였던 1년 전 대비 반토막났다. 세아베스틸의 물적분할에 따른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세아베스틸은 지난 1월 말 물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발표했다. 세아베스틸지주(존속법인)와 특수강 사업회사인 세아베스틸(신설법인)로 물적분할하는 방식이다.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통해 세아창원특수강, 세아항공방산소재 등은 세아베스틸(신설법인)과 함께 세아베스틸지주 자회사가 됐다. 종속이 아니라 병렬적인 관계로 재편된 것이다.
당시 물적분할 소식에 세아베스틸 주가는 하루동안 14% 가까이 급락하기도 했다. 회사측은 전체 지분의 3분의 1가량을 보유한 소액주주를 설득하기 위해 특수강 신설법인을 상장시키지 않겠다고 밝혔다. 회사를 쪼개더라도 ‘알짜’인 특수강 사업을 상장하지 않으면 해당 실적이 고스란히 지주회사에 반영된다는 게 세아베스틸의 설명이다.
강경민 기자
○올해 최대 실적 ‘예고’
세아그룹은 이례적으로 두 개의 지주회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세아베스틸과 세아창원특수강을 주력 계열사로 둔 세아홀딩스를 그룹 장손이자 고(故) 이운형 선대회장의 장남인 이태성 사장이 이끌고 있다. 세아제강을 핵심 계열사로 둔 세아제강지주의 대주주는 이순형 현 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주성 사장이다. ‘오너 일가’ 사촌 두 명이 공동 경영하는 방식이다.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세아제강지주는 연결 기준 올 1분기 매출 9161억원, 영업이익 1110억원을 올렸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6.7%, 200.4% 증가했다. 회사측은 주요 제품의 판매 증가뿐 아니라 가격 상승에 따른 효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늘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오일·가스 산업 호황에 따라 에너지용 강관 제품 수요가 급증하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1분기 영업이익률은 12.1%로, 전년 동기(6.3%) 대비 두 배 가까이 높아졌다.
세아제강의 주력 제품인 강관은 진입장벽이 낮아 국내외 업체가 난립하는 공급 과잉 시장이다. 이 때문에 세아제강지주 연간 영업이익은 2015년 이후 한 차례도 1000억원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글로벌 에너지프로젝트 재개 등에 힘입어 강관 수요가 급증한 영향을 톡톡히 봤다. 작년에 창사 이래 최대인 298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그룹의 또 다른 주력 지주사인 세아홀딩스는 올 1분기 매출 1조6665억원, 영업이익 617억원을 올렸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6.6%, 31.8% 늘었다. 탄소합금강 등 특수강을 다품종 생산하는 핵심 계열사인 세아베스틸을 거느린 세아베스틸지주 영업이익이 415억원으로 집계됐다.
세아베스틸은 자동차, 기계 부품 등에 주로 사용되는 특수강 내수 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작년부터 이어진 전방산업 호조로 판매 실적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세아홀딩스는 작년 308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2011년(3482억원) 이후 10년 만에 연 3000억원을 돌파했다.
○그룹 외형 확대…문제는 ‘주가’
세아그룹의 양대 지주사는 올 1분기에 총 172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통상 1분기가 ‘철강업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하반기부터 더욱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회사 측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글로벌 철강공급 부족으로 실적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을 냈던 작년(6831억원) 실적을 웃돌 것이라는 관측이 벌써부터 제기된다. 세아그룹은 조만간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는 ‘1조 클럽’에 가입하겠다는 목표도 내부적으로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룹 관계자는 “당장 올해는 1조 클럽에 가입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룹의 ‘쌍두마차’ 격인 이태성·이주성 사장은 1978년생으로 미국 대학을 졸업하고,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했다. 지난해 말 정기인사에서 나란히 사장으로 승진했다. 부사장에 오른 지 4년 만이었다. 이들은 젊은 직원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며 소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되지만 두 사장 앞에 놓인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외형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그룹 안팎에서 제기된다. 자산 기준 재계 순위에서 세아그룹은 지난해 46위에서 올해 45위로 1계단 올랐지만, 2016년(38위)와 비교하면 하락하는 추세다. 재계 30위권에 재진입하기 위해선 인수합병(M&A)이나 신사업 투자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아그룹은 이를 위해 해상풍력발전과 수소저장탱크, 전기자동차 모터 등을 차세대 핵심 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세아제강지주는 영국에 4000억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 모노파일 생산공장을 건립 중이다.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프로젝트도 또 다른 강관제품 핵심 수요처로 떠오를 전망이다. 세아제강지주 관계자는 “오일·가스 시장에서 얻은 경험·역량을 앞세워 에너지 솔루션 시장을 중점 공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아홀딩스는 세아베스틸을 앞세워 해상풍력 발전기와 전기차 모터에 들어가는 파스너(볼트, 너트) 생산과 공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전기차 부품산업, 수소 생태계, 항공우주산업 등에 사용되는 특수강 소재 개발에도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룹의 양대 지주사가 작년부터 나란히 좋은 실적을 올리고 있지만 주가는 딴판이다. 세아제강지주는 지난 17일 주당 16만원에 장을 마쳤다. 6만원대에 머물던 1년 전 대비 세 배 가까이 상승했다. 주력 자회사인 세아제강 주가도 지난 17일 18만7500원에 장을 마쳤다. 주당 8만원대였던 올 초 대비 두 배 이상 상승했다.
반면 세아홀딩스의 주력 자회사인 세아베스틸지주는 올 들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세아베스틸지주는 지난 17일 주당 1만7450원에 장을 마쳤다. 주당 3만원대 중반였던 1년 전 대비 반토막났다. 세아베스틸의 물적분할에 따른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세아베스틸은 지난 1월 말 물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발표했다. 세아베스틸지주(존속법인)와 특수강 사업회사인 세아베스틸(신설법인)로 물적분할하는 방식이다.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통해 세아창원특수강, 세아항공방산소재 등은 세아베스틸(신설법인)과 함께 세아베스틸지주 자회사가 됐다. 종속이 아니라 병렬적인 관계로 재편된 것이다.
당시 물적분할 소식에 세아베스틸 주가는 하루동안 14% 가까이 급락하기도 했다. 회사측은 전체 지분의 3분의 1가량을 보유한 소액주주를 설득하기 위해 특수강 신설법인을 상장시키지 않겠다고 밝혔다. 회사를 쪼개더라도 ‘알짜’인 특수강 사업을 상장하지 않으면 해당 실적이 고스란히 지주회사에 반영된다는 게 세아베스틸의 설명이다.
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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