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가까운 경기도 읍·면 지역에 있는 대단지 아파트에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교통 등 생활인프라가 잘 갖춰진 데다 행정구역 상 ‘읍·면’에 해당돼 대입 농어촌특별전형을 노릴 수 있어서다.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과 매물 감소가 이어지면서 이들 지역으로 인구가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11일 김포 고촌읍 수기마을 힐스테이트 2단지 전용면적 84㎡는 신고가인 7억8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매매가(6억9000만원)보다 13% 올랐다. 이웃한 힐스테이트 1단지 전용 127㎡도 지난달 말 8억9500만원으로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고촌읍에서 10억원에 육박하는 매물도 있다. 2단지 전용 152㎡는 지난해 9월 9억9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매물이 나오지 않고 있다.
수기마을 힐스테이트는 1단지가 1253가구이고 2단지가 1149가구다. 인접한 캐슬앤파밀리에시티도 1·2단지를 합쳐 총 4127가구에 이른다. 이들 단지에서 2㎞ 반경에 농어촌 전형이 가능한 김포 고촌고가 있다. 고촌고는 인구 유입이 늘면서 2020년에 개교한 학교다. 해마다 320명인 신입생 정원보다 초과 지원해 ‘내신 커트라인’으로 불합격자가 생길 정도다.
고촌고는 농어촌특별전형이 가능한 학교다. 농어촌특별전형은 도시에 비해 열악한 환경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한 대학입시제도다. 부모와 자녀가 중·고교 6년을 해당 지역에 살며 학교를 다니면 지원이 가능하다. 다른 전형에 비해 경쟁율이 낮은 게 장점이다.
교통 인프라도 좋은 편이다. 지하철 김포골드라인 고촌역을 이용해 20분 이내에 김포공항에 도착할 수 있다. 김포대교를 건너면 경기 일산과도 가깝다. 고촌읍 S공인 관계자는 “농어촌 전형 때문에 문의하는 학부모 실수요자들이 적지 않다”며 “전용 84㎡ 기준으로 급매물도 7억5000만원은 넘어야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양주 와부읍도 농어촌특별전형 수혜지역으로 꼽힌다. 와부읍 덕소리 일대에 8485가구를 공급하는 덕소뉴타운 재개발이 추진 중이다. 다음달 와부읍 도곡2구역 한양수자인 아파트가 분양될 예정이다. 덕소뉴타운이 완공되면 2만2000여명의 인구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의중앙선 덕소역을 이용할 수 있다. 하남미사강변 신도시와 가깝다.
도시 인프라를 다 누릴 수 있는 데도 농어촌특별전형 지원이 가능해 수험생 자녀를 둔 학부모 실수요자들의 수요가 계속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김포 고촌과 남양주 와부읍 등은 왠만한 신도시급 인프라를 갖추고 있고 서울과 접근성이 좋다"며 "이런 곳들은 농어촌전형 취지인 '열악한 교육여건'에 해당한다 보기 어렵다"고 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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