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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이 현금 비축 규모를 20여 년 만에 최대 수준까지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강화,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시행한 5월 펀드매니저 설문조사에서 투자자들의 현금 보유 비중이 2001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운용자산(AUM)에서 현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6.1%로 전월(5.5%) 대비 0.6%포인트 높아졌다.
BoA는 매달 같은 내용의 설문조사를 한다. 이번 설문은 총 9860억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글로벌 펀드매니저 331명을 대상으로 했다.
세계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침체)에 빠질 것으로 예상한 응답자는 77%로 전월(66%)보다 늘어났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2008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반면 글로벌 경기 호황을 예상하는 펀드매니저는 17%에 불과했다.
금융시장의 가장 큰 위험 요소로 매파적인 중앙은행(31%)을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펀드매니저들은 Fed가 이번 긴축 사이클에서 기준금리를 7.9회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월(7.4회) 대비 긴축 우려가 커진 셈이다.
이 밖에 글로벌 경기침체(27%), 인플레이션(18%),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10%) 등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하면서 주식 투자 비중은 2020년 5월 이후 최저 수준까지 내려갔다. 기술주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은 2006년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금리 상승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높은 기술주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마이클 하트넷 BoA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약세장에 직면할 것이라고 믿고 있지만 아직 궁극적인 바닥에는 도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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