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내각부는 2022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보다 연율 기준으로 1.0% 감소했다고 18일 발표했다. 민간 전문가들의 예상(-1.8%)보다는 감소율이 낮았다. 하지만 2021년 3분기 -2.9%에 이어 2분기 만에 경제가 다시 역성장했다.
올 1분기에도 일본 정부는 도쿄 등 대도시 지역에 준긴급사태를 발령했다. 이 때문에 일본 GDP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개인소비가 지난 분기보다 0.03% 줄었다. 일본 GDP에서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설비투자 역시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일본의 1분기 GDP는 연율 기준으로 538조엔(약 5280조원)이다.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하기 직전인 2019년 4분기의 542조엔을 여전히 밑돌았다.
선진국 가운데 GDP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나라는 일본이 유일하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작년 2분기, 유럽연합(EU)은 작년 4분기 GDP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폭발적인 감염 확산과 대규모 도시 봉쇄로 주요국 가운데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영국의 GDP도 올 1분기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왔다.
야마기와 다이시로 경제재정·재생상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서비스업 소비의 타격이 컸다”면서도 “작년 4분기 GDP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한 만큼 1분기 성장률 부진이 심각하다고는 인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급격히 상승한 국제 원자재 가격과 20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엔화 가치는 변수로 꼽힌다. 4월 이후 일본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2% 안팎까지 오를 전망이다. 식료품 등 생활필수품 가격이 일제히 상승하고 있어 개인소비가 또다시 위축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중국의 강도 높은 ‘제로 코로나’ 정책도 일본 경제의 불안 요소다. 중국 정부의 대규모 도시 봉쇄가 공급망 정체를 일으키면서 일본 기업의 경영 활동에도 지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야마기와 경제재정·재생상은 “코로나19의 제7차 유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지난달 일본 정부가 결정한 종합긴급대책을 착실히 실행해 경기하강 우려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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