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간의 일정으로 방한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첫날인 20일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을 찾기로 하면서 이 공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 평택공장은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시설이다. 전체 부지 면적이 289만㎡로 축구장 400개 크기다. 서울 여의도 면적(약 290만㎡)과 맞먹는다. 2017년 완공된 첫 생산라인(P1) 길이는 530m로 국내 최고층 빌딩인 잠실 롯데월드타워(123층, 555m)를 눕혀 놓은 것과 비슷하다. 공장 내 가장 비싼 설비 가격이 중형 여객기(보잉 767) 1대 수준이라고 한다. 클린룸(먼지·세균이 없는 생산시설)의 청정도는 여의도 6배 면적에 500원짜리 동전 하나가 있는 정도다.
2020년 가동에 들어간 P2는 D램과 차세대 V낸드, 초미세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제품까지 만드는 첨단 복합 생산라인이다. 올해 하반기 완공을 앞둔 P3는 클린룸 규모만 축구장 25개 크기로, 현존하는 단일 반도체 라인 중 세계 최대다. P3에는 50조원 정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5월 7일 열린 평택 반도체단지 기공식의 슬로건은 ‘미래를 심다’였다. 이 슬로건처럼 이곳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미래 먹거리이자 전 세계가 사활을 걸고 확보전에 나선 경제 안보의 핵심 품목 반도체 생산의 심장이기 때문이다.
바이든은 하루 뒤면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한국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다. 고령(79세)인 그가 장거리 비행의 여독을 풀기도 전에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찾는 것은 단지 일정과 이동상의 편의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중국을 배제하고 동맹국 중심으로 반도체 공급망 재편을 추진 중인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는 ‘세계 최대’ ‘최첨단’ 평택공장만큼 보고 싶은 사업장도 없을 것이다. 평택공장이 삼성을 넘어 대한민국의 심장으로 오랫동안 건재하기를 기원한다.
이건호 논설위원 leek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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