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릴수록 커지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팬덤 현상이 화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저지하겠다" 발언에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한동훈 몸값만 올려준 셈"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야당이 한 장관의 딸 스펙 쌓기 의혹 등에 연일 비판 공세를 퍼붓는 중에도 한 장관 팬카페 회원 수는 폭증했고 장관 취임식 영상은 100만 조회수를 훌쩍 넘어섰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 취임식을 다룬 유튜브 영상 조회수가 120만뷰를 넘어서는 등 일종의 '팬덤 현상'을 보이고 것과 관련 "그렇다고 (딸의 스펙 쌓기) 의혹들, 부적격이 해소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지난 18일 밤 CBS라디오 '한판 승부'에서 한 장관 측이 '딸이 고등학교 재학생으로 논문 등이 대학입시에 활용되지 않아 조국 전 장관 딸 경우와 다르다'는 취지의 반박을 한 것과 관련해 "대학 입시를 위해 사용되기 전으로 법적인 논란은 없다고 하지만 대필이라든지 표절 그 자체가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본 여론조사에서는 부적격 여론이 더 많이 나온 것도 있었다"면서 "취임식 영상이 뭐 많은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팬덤이 있을 수는 있지만 팬덤이 있다고 해서 (딸의 스펙 쌓기) 의혹들, 부적격이 해소되는 건 아니지 않는가. 그런 부분에 대한 평가는 제대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최근 보도를 보면 하버드대 입시요강에 딱 맞춘 논문. 물론 본인은 에세이라고 얘기하지만, 미국의 한인교포들 사이에서 이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서 청원까지 하는 그런 상황"이라며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우리가 장관 취임식을 뉴스로 들여다본 적이 있느냐"면서 "물론 여야가 (한동훈을 중심으로) 대립하고 있는데, 현재로서는 중간층의 반응이 좋은 쪽이다"라고 평가했다.
윤 실장은 한 장관의 인기 비결에 대해 "외모나, 언변 등 자기 업무에 대한 전문성, 깔끔함, 그런 부분에 대해서 '말로만 듣다가 직접 보니까 뛰어나네'란 평가가 있는 것"이라고 평가하고 "도덕성이나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야당이 공세를 하는데, (사람들은) '당신들이 했던 사람들하고 비교해 봐서 이 사람이 뭐 그렇게 문제야'라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 실장은 이어 "한동훈 장관이 정무적 감각이 좋은 분인 것 같다"며 "취임사를 보니 야당이 시비 걸만한 이야기들은 없었다. 증권범죄합수단 부활하겠다, 시장 질서를 만들겠다, 교정 행정에 대해서 강조하겠다는 부분 등이 정무적인 감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과거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어록을 남기며 더불어민주당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의 압박 속에 대선주자로 두각을 드러낸 것처럼 한 장관의 발언 또한 '팬덤 현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 장관은 과거 2020년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심의위)가 '검언유착 의혹'의 당사자인 당시 한동훈 검사장에 대해 수사 중단, 불기소를 권고하자 "심의위의 현명한 결정에 감사드린다"면서도 권력의 압박에 대한 심경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권력이 반대하는 수사를 하면 어떻게 되는지 본보기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 위원회가 저를 불기소하라는 결정하더라도 법무부 장관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저를 구속하거나 기소하려 할 거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이 광풍의 2020년 7월을 나중에 되돌아볼 때 적어도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 중 한 곳만은 상식과 정의의 편에 서 있었다는 선명한 기록을 역사 속에 남겨주십사 하는 것"이라며 "그래 주시기만 한다면 저는 억울하게 감옥에 가거나 공직에서 쫓겨나더라도 끝까지 담담하게 이겨내겠다"라고도 말했다.
한 장관은 지난 17일 오후 6시 30분께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서민을 울리는 경제범죄 실태에 대해 시급히 점검하고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며 "오늘 즉시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다시 출범시키는 것으로 그 첫발을 떼겠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우리는 국민의 피 같은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사람들"이라며 "국민들께 수준 높은 서비스로 몇 배로 돌려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검찰의 일은 국민을 범죄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며, 할 일 제대로 하는 검찰을 두려워할 사람은 오직 범죄자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들께서 부동산, 물가, 코로나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계신 지금, 국민께 힘이 되고, 위로되는 법치행정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무부의 영문 명칭(Ministry of Justice)을 잊지 말고, 우리는 항상 시스템 안에서 '정의(Justice)'에 이르는 길을 찾아가야 한다"며 "법무행정의 책임자로서, 국민의 자유와 인권을 지키고, 정의와 법치주의를 굳건히 하기 위해 용기와 헌신으로 일하겠다"고 말했다.
SBS 유튜브 '한동훈 취임식 영상'은 19일 오전 현재 130만회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댓글은 약 5천여개가 달렸으며 국민들은 "살다 살다 법무부 장관 취임식을 찾아보다니, 그동안 뭔가 답답했나 보다", "그간 힘든 과정 다 잊고 대한민국에 법과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달라", "훌륭한 취임사에 감동받았다" 등의 소감을 남겼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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