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망치 소음' 없앤 한일시멘트, 초고층 타설 '두마리토끼' 잡았다

입력 2022-05-19 16:16   수정 2022-05-19 16:21


한일시멘트가 층간 소음 잡는 '즉석시멘트'을 개발해 초고층 타설에도 성공했다. 한일시멘트는 층간 소음 저감을 위해 DL이앤씨와 공동 개발한 '고밀도 바닥용 레미탈'이 국내 최초로 지상 150m(약 50층) 초고층부 압송에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지난 18일 경기도 고양시 주상복합건물 'e편한세상 일산어반스카이' 건설현장에서 압송에 성공해 상용화 가능성과 시공 안정성을 입증한 것이다.

한일시멘트는 지난해말 국내 최초로 '소음저감형 고밀도 바닥용 레미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레미탈은 한일시멘트 몰탈의 브랜드명으로 시멘트와 모래 자갈 등을 미리 혼합한 일종의 즉석 시멘트다. 건설현장에서 물만 부어 섞으면 바로 사용이 가능해 품질 향상, 공사기간 단축, 인건비 절감 등의 장점이 있다. 이때 기존 골재보다 밀도가 높고 무거운 모래 자갈 등 중량 골재를 쓰면 소음 흡수력이 뛰어나다. 이 제품은 기존 바닥용 레미탈 대비 밀도가 120%로 흔히 '발 망치'소리로 불리는 중량충격음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다. 지난 2월엔 이 제품을 마감재로 사용한 바닥구조가 국가공인시험기관(KOLAS)으로부터 '중량 충격음 저감 1등급' 성능 실험에 성공했다. 실험실이 아닌 경기 화성시 e편한세상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측정한 결과라 실험 신뢰성이 높다는 평가다.

최근 국토교통부는 층간 소음을 줄일 수 있도록 공동주택 바닥 성능검사 방법을 개정했다. 지난 2월 개정된 주택법에 따라 오는 8월 4일부터 강화된 기준으로 성능검사를 실시한다. 무작위로 선정된 샘플 세대에서 테스트를 진행해 소음이 최대 49dB을 넘으면 안된다. 이 제품은 강화된 바닥 성능검사에 대비해야하는 건설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일시멘트는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층간소음과 함께 초고층 타설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다. 보통 몰탈이 고밀도가 되면 점성이 높아지고 무겁기 때문에 초고층 타설이 어려웠다. 초고층으로 밀어올리기위해선 밀도를 낮추거나 아예 고층에서 시멘트를 섞어 만들어야 하는 한계가 있었다. 일부 지방에서 고층 타설을 위해 물을 섞어 쓰면서 부실 시공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제품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했다. 레미탈 일정한 품질로 타설되도록 자동계량 센서를 부착한 한일시멘트의 이동식 사일로가 사용됐다. 또한 콘크리트 압송 관련 국내 전문가로 손꼽히는 최명성 단국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한일시멘트 관계자는 “국내 드라이 몰탈 업계 최초로 고밀도 바닥용 레미탈 상용화 생산 기반을 준비 중이며 적절한 시공 솔루션도 준비된 상태"라며 "건설업계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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