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보단 일요일, 점심 식사는 11시…"기왕이면 돈으로 시간을 사라"

입력 2022-05-19 17:00   수정 2022-05-27 19:07


나는 테마파크 덕후다. 지난해에만 세 살 아들을 데리고 에버랜드, 롯데월드, 서울랜드 등 국내 테마파크를 연회원으로 30번 넘게 다녔다. 중국 상하이를 빼면 전 세계 디즈니랜드는 모두 다녀왔다. 유니버설스튜디오재팬 해리포터존이 열리는 날, 새벽 6시에 줄을 서보기도 했다.

아이에게 떠밀려 숙제하듯 테마파크를 가는 부모들. 웃으며 갔다가 울면서 돌아온 기억이 한 번쯤은 다 있을 것이다. 주차장, 놀이기구 대기줄, 식당까지 어느 곳 하나 붐비지 않는 곳이 없고, 화장실마저 전투하듯 가야 한다. 지쳐서 징징거리는 아이에 부부간 미묘한 감정싸움까지 더해지면 꿈과 환상의 나라가 순식간에 악몽의 나라로 바뀌기도 하니까. “다시는 안 간다”고 하면서도 분명 언젠가 또 가게 될 부모들을 위해 덕후의 ‘꿀팁’을 공개한다.
테마파크 ‘덕후’ 기자의 꿀팁

첫 단계는 방문지 선정이다. 에버랜드는 동물과 식물, 놀이기구를 두루 즐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실외 공간인 만큼 날씨 영향을 크게 받는다. 가장 오랜 시간 지루하지 않게 즐길 수 있는 놀이공원이다. 롯데월드는 실내라는 게 장점이자 단점이다. 자녀가 어리다면 즐길 수 있는 놀이기구나 공간이 에버랜드 대비 한정적이다. 방문객 중 10대, 20대 비율이 높다는 것도 특징이다. 먹고 마시는 식음료 시설은 주요 놀이공원 가운데서 가장 나은 편에 속한다.

서울랜드는 놀이기구만 보자면 상당히 저평가된 놀이공원이다. 놀이기구가 의외로 다양하고 실외지만 실내 놀이시설도 꽤 갖추고 있다. 식음료가 약한 대신 피크닉 공간이 많다. 날씨 좋은 계절엔 도시락을 싸 들고 나들이 가기에 좋다. 서울랜드의 핵심은 ‘동문주차장’이라고 불리는 후문에 주차하는 것이다. 주차장부터 입구까지의 거리가 가장 짧다.


어느 곳을 택했든 그 놀이공원의 앱을 내려받아야 한다. 입장권을 사전 등록하거나 놀이기구 탑승을 예약하는 데 활용하기 때문이다.
점심은 11시, 저녁은 5시에
어느 곳을 가든 두 가지 팁을 꼭 기억하시라. 주말에 간다면 토요일보다는 일요일이 좋다. 다음날 출근 부담이 있지만 토요일은 언제나 더 붐벼서 피로도도 그만큼 높아진다. 또 하나는 가장 붐비는 연휴가 끝난 다음주를 노리는 게 좋다. 예를 들어서 금·토·일로 이어지는 황금연휴가 끝난 다음주의 일요일이다. 2주 연속 나들이를 가는 사람은 많지 않다.

두 번째는 식사 시간이다. 남들보다 조금씩 더 빨리 움직이는 게 좋다. 점심은 오전 11시, 저녁은 오후 5시에 먹는 게 현명한 선택이다.
웨이팅 없이 알차게 즐기려면
시간은 돈이다. 돈을 좀 더 쓰면 피로를 줄일 수 있다. 만일 에버랜드를 개장 시간에 맞춰 들어가지 않을 계획이라면 사전에 발렛 주차를 예약하는 게 좋다. 2만5000원이다. 에버랜드는 인기 놀이기구를 줄 서지 않고 탈 수 있는 ‘Q패스’를 사전에 구매할 수 있다. 인기 놀이기구 3개를 사전 예약할 수 있는 ‘Plan-it 3’ 상품의 가격은 1인 4만2000원이다. 롯데월드도 5개 놀이기구를 줄 서지 않고 타는 매직패스 프리미엄 티켓을 1인 4만7000원에 판매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팁. 놀이기구 타는 것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 모든 놀이공원은 줄 서지 않고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다양하다. 오히려 그 시즌 펼쳐지는 다양한 공연을 중심으로 즐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아이들의 마음에 새겨질 추억은 어떤 놀이기구를 탔는지가 아니라 부모와 즐겼던 시간 그 자체일 테니.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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