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가 바닷물에 섞여 있는 오줌 맛으로 주변에 친구가 있는지 알아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8일(현지시간) AFP통신은 영국 세인트앤드루스대학 해양포유류 연구원 제이슨 브룩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이 돌고래 중 가장 큰 종인 '큰돌고래(bottelnose dolphin)'를 통해 확인한 실험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연구팀은 큰돌고래가 개체마다 고유의 휘파람 소리를 내고 20년이 지나도 이를 기억하는 인지 능력을 가진 점을 고려해 실험 대상으로 삼았다.
연구팀은 이들을 먹이 보상 방식으로 훈련해 오줌 시료를 채취했다. 8마리에게 친한 개체와 익숙하지 않은 개체의 오줌 시료를 각각 제시한 뒤 반응을 살폈다.
그 결과, 큰돌고래들이 바닷물과 오줌을 구분할 수 있고, 친한 개체의 오줌 시료가 섞인 수역에서 세 배나 더 오래 머무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친한 개체가 내는 고유의 휘파람 소리를 수중 스피커를 통해 들려주고 이 개체의 오줌과 다른 개체의 오줌 시료를 제시하는 실험에서도 휘파람 소리와 오줌이 일치하는 수역에서 더 오래 머무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는 큰돌고래가 오줌 맛을 통해 다른 개체를 식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를 개체 고유의 휘파람 소리와 연관 지어 인식할 수 있다는 점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또 "돌고래가 사회적 상호작용으로 상대방의 생식기에 입을 갖다 대는 이른바 '생식기 검사'를 자주 해 다른 개체의 오줌 맛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돌고래는 후각신경구가 없어 바닷물에 섞인 오줌의 '냄새'가 아닌 '맛'을 통해 식별한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큰돌고래의 식별 기술을 고려할 때 오줌을 통해 상대방의 생식 상태 등과 같은 정보를 얻어내거나 페로몬을 통해 서로의 행동에 영향을 주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