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잭니클라우스GC, 포스코그룹이 예비인수자.. 스토킹호스 방식 매각

입력 2022-05-20 15:32   수정 2022-05-23 09:21

이 기사는 05월 20일 15:3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그룹이 국내 18홀 회원제 골프장 잭니클라우스GC 인수전의 조건부매매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파악됐다. 잭니클라우스GC의 2대 주주인 포스코그룹이 골프장의 새 주인이 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가 보유한 잭니클라우스GC의 매각 작업은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매각 주체는 NSCI의 최대주주인 홍콩 소재 투자회사 ACPG K-Land가 45.6% 등이다. NSIC의 주주는 포스코건설 29.9%, 트로이카인베스트먼트(25.4%) 등이다.

매각 측은 지난주 인수의향서(LOI)를 받았으며, 국내 대기업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거래는 2000억원이 넘는 잭니클라우스GC의 회원권을 전부 인수하는 조건으로 해 자금력을 갖춘 일부 대기업만 초청했다. 매각실무는 딜로이트안진이 맡고 있다.

이번 매각이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은 골프장의 몸값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차원으로 분석된다. 스토킹호스 매각은 사전에 인수예정자를 미리 정해놓고 매각작업을 진행하되, 경쟁 입찰이 무산되면 인수예정자에 우선매수권을 주는 방식이다. 주로 회생기업을 매각할 때 거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잭니클라우스GC의 경우에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명문 골프장으로, 희소성이 큰 매물인 만큼 거래 성사 여부보다는 매각가를 높이기 위한 결정으로 보인다.

예비 인수예정자는 포스코그룹의 한 계열사로 파악된다. 포스코그룹은 이미 계열사 포스코건설을 통해 지분 29.9%를 보유한 2대 주주다. 포스코그룹은 홍콩계 투자사가 매각 의사를 밝히자, 적극적으로 인수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ACPG K-Land, 트로이카인베스트먼트는 2015년 NSCI의 지분을 인수한 뒤부터 포스코와 협력 관계를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다수의 국내 대기업들이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잭니클라우스GC가 보유한 마케팅 효과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잭니클라우스가 매물로 나오자 다수의 대기업들이 인수 검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문을 연 잭니클라우스GC는 인천 송도에 위치해 접근성이 뛰어나고, 국내에서 최고급 골프장으로 꼽히는 곳 중 하나다. 살아있는 골프계의 전설 잭 니클라우스의 이름을 딴 국내 유일 골프장이다. 재무구조는 매년 수십억원 수준의 만성적인 운영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골프장을 보유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마케팅 효과가 크다고 보고 있다. 현금흐름 창출을 높이기 위해 운영되는 대중제 골프장과 단순 비교할 수 없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잭니클라우스GC는 이익을 내기 위한 운영방식이 아니다보니, 회원을 위한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며 "전국에 골프장이 많아질수록 잭니클라우스GC의 가치는 오히려 높아지기 때문에 대기업들이 탐낼만 하다“고 말했다.

매각 측은 내달 초 본입찰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후 입찰 가격과 포스코가 제시한 가격을 비교하게 된다. 포스코가 본입찰을 통한 최고가 입찰가격을 받아들여 가격을 높인다면 최종 인수자로 확정된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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