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대 1’
2018년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은 6·13 지방선거에서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서울 구청장 선거에선 25개 구(區) 중 24곳에서 더불어민주당에 패했다. 승리한 곳은 서초구 한 곳.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는 “나라가 통째로 넘어갔다”며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이런 수모를 겪었던 국민의힘이 6·1 지방선거에서 설욕을 노리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허니문 효과’와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지지율에 힘입어 25곳 중 최소 14곳 이상을 가져오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윤 정부 출범 후 22일 만에 치러지는 첫 전국 단위 선거다. 그런 만큼 당내에선 지난 대선에서 보인 지지 열기가 이번 선거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의 서울 득표율은 민주당 후보였던 이재명 상임고문보다 4.8%포인트 높았다. 25개 구 가운데 14구에서 승리했다. 서초·강남·송파 등 보수 성향이 강한 강남 3구를 비롯해 용산 성동 마포 양천 영등포 등에서 윤 대통령 표가 더 많았다. 재건축·재개발 규제 등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민주당에 불만이 컸던 지역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치를 언급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지난 대선 때와 비슷한 득표율을 보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오 후보의 인기도 구청장 투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는 시장부터 구청장, 시의원까지 같은 정당을 찍는 ‘줄투표’ 성향이 강하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헤럴드경제 의뢰로 16~1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 후보 지지율은 53.3%로 송영길 민주당 후보(36.9%)를 크게 앞서고 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오 후보도 기초단체장 선거 유세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시장 당선 뒤 원활한 시정 운영을 위해서는 구청장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오 후보는 그동안 김길성 중구청장, 정태근 성북구청장, 이필형 동대문구청장 후보 등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연이어 참석했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9일에는 금천구 일대 유세 현장에서 “경험 많고 유능한 시장과 함께 호흡을 맞춰서 뛸 수 있는 구청장이 필요하다”며 “금천구를 챙길 수 있도록 오봉수 구청장을 함께 당선시켜줘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의원을 지낸 중량급 후보가 나선 점도 기대를 높이는 요인이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재선), 정태근 성북구청장(초선), 이성헌 서대문구청장 후보(재선) 등이 선거에 도전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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