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잭니클라우스GC 인수 유력

입력 2022-05-20 17:41   수정 2022-05-21 00:37


포스코그룹이 인천 송도에 있는 18홀 회원제 골프장 잭니클라우스GC(사진)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의 한 계열사는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가 매각하는 잭니클라우스GC를 인수하기 위해 조건부 매매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매각은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사전에 인수예정자를 정해놓고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인수 후보가 있는지 확인하는 방식이다.

지난주 시행한 예비입찰에 다수의 대기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 실시하는 본입찰에서 포스코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후보가 있으면 포스코는 해당 가격을 지급하고 골프장을 인수할 의사가 있는지 결정해야 한다. 의사가 있으면 포스코가 인수를 확정한다. 매각 실무는 딜로이트안진이 맡고 있다.

2010년 문을 연 잭니클라우스GC는 국내 최고급 골프장으로 꼽히는 곳이다. 인천 송도 국제업무단지에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 세기의 골퍼 ‘잭 니클라우스’의 이름을 딴 국내 유일의 골프장이기도 하다. 2017년부터 한국남자프로골프(KPGA)투어 최고 상금 대회인 제네시스 챔피언십을 개최하고 있다. 다만 매년 수십억원 수준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매각 측이 자금력을 갖춘 일부 대기업만 초청한 이유다.

잭니클라우스GC는 송도국제업무단지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설립됐다. 미국계 투자회사인 게일인터내셔널과 포스코건설은 2002년 3월 7 대 3 비율로 합작법인 NSIC를 설립하고 송도국제도시 부지에 국제업무지구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그러나 2015년 스탠리 게일 게일인터내셔널 회장의 미국 내 세금 책임 문제 등으로 양사 간 갈등이 불거지면서 홍콩 소재 투자회사 등이 게일의 지분을 인수했다. 현재는 포스코건설(29.9%), ACPG K-Land(45.6%), 트로이카인베스트먼트(25.4%)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NSIC가 매각에 나선 것은 최근 국내 골프장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매각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몇 년 전만 해도 골프장 거래는 홀당 40억원 안팎 수준에 형성됐지만, 2020년 코로나19 여파를 기점으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자 골프 인구가 급증하면서 덩달아 골프장 거래 가격도 뛰고 있다. 매각이 결정되자 포스코그룹은 적극적인 인수 의지를 보여 인수예정자 지위를 확보했다. 그럼에도 다수의 대기업이 인수에 관심을 두는 것은 잭니클라우스GC가 보유한 마케팅 효과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김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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