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한계 상황에 몰린 여성이 사망보험금을 노려 남편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19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소설가 낸시 크램튼 브로피(72)는 요리 강사 겸 요리사로 일하던 자기 남편을 권총으로 살해한 혐의로 재판받고 있다.
낸시는 2011년부터 소설 '당신의 남편을 죽이는 방법(How to Murder Your Husband)'을 온라인 신문에 기고, 연재했다.
이후 '잘못된 남편(The Wrong Husband)', '마음의 지옥(Hell On The Heart)', '잘못된 경찰관(The Wrong Cop)' 등 소설 7편을 꾸준히 발표했다.
이번 사건도 그의 로맨스 추리 소설처럼 거액의 보험금 지급, 기억상실증이라고 주장하는 무일푼의 용의자, 사라진 흉기, 범인을 현행범으로 잡는 감시카메라 등의 추리 소설적 특징을 모두 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낸시는 살인을 저지른 시점, 주택 담보 대출금을 갚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남편이 사망할 시 총 140만 달러 (약 17억8천만 원)를 받을 수 있는 10개에 이르는 사망보험료를 납부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낸시는 오레곤 주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남편이 죽은 것보다 살아있는 게 더 낫다"며 "내 살해 동기가 무엇인지 당신에게 묻고 싶다. 내 에디터라면 이야기에 큰 흠이 있다면서 스토리를 더 열심히 짜라고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낸시의 증언에는 '기억상실'적 요소도 있었다. 낸시는 법정에서 살해 장소에 있었던 기억은 없지만 CCTV(폐쇄회로) 장면을 고려하면 자신이 그곳에 있었음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기억장애가 있기 때문에, 그 남성은 자신이 쐈을 만한 사람이 아니라며 만약 자신이 쐈다면 모든 섬세함을 알았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수사관들은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총기의 장전 도구가 온라인 구매 사이트인 이베이에서 거래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낸시는 총기 소지 여부와 총기 장전 도구 구매 여부 등에 동의했다. 그러나 총은 자신의 것이 아닌 남편의 것이었으며 장전 도구는 자기 소설을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낸시는 "그 총은 남편이 숲에 버섯 사냥을 하러 갔을 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구매한 것"이라며 "사라진 통은 자신의 미완성 소설을 위한 연구의 일환으로 구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경찰의 철저한 수색에도 불구하고 법의학적 단서가 다분히 들어있는 권총 장전 통은 발견되지 않았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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