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의 예상을 깨고 군사 부문을 포함해 모든 면에서 열세로 평가되던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의 침략에 맞서 선전하는 양상이다. 전쟁은 교착 상태로 변했다. 향후 전황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이 19일(현지시간) 앞으로의 시나리오에 대해 예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우크라이나는 승리할 수 있나? 전쟁의 다음 단계에 대한 5가지 시나리오'라는 제목의 기사로 곧 전쟁이 정전 또는 휴전으로 종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의 패배부터 확전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능성을 제시했다.
엘리엇 코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센터장은 전투 거부나 탈영 등의 확산 가능성과 관련해 "근본적 측면에서 푸틴은 벌써 졌다"며 "그가 앞으로 장기간 집권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까지 우크라이나군 측에서 발생한 전사·생포·부상자 수는 4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추산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군이 서방의 전폭적인 군비 지원으로 더욱 힘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마이클 클라크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전 소장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의회에 330억달러의 장기 군사 원조를 요청한 것은 우크라이나의 패전을 막기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는 신호"라며 "우크라이나가 질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고 말했다.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의 로런스 프리드먼 석좌교수도 "우크라이나 군은 동기 부여가 돼 있고 추진력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변수는 러시아가 모병을 통해 15만~18만명의 정규군을 추가할 수 있을지 여부다. 마이클 클라크 전 소장은 "만약 러시아가 내년에 더 많은 병력을 동원할 수 있다면, 전쟁이 교착에 빠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때 우크라이나의 목표는 러시아가 통제하는 돈바스와 크림반도가 될 터이지만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수비가 아닌 공격으로 작전이 전환되는 것이라 만만치 않은 도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한 이 경우 우크라이나에 더 이상의 진격을 멈출 것을 요구하는 외부의 압력도 커질 수 있다.
프리드먼 석좌교수는 "푸틴이 완전히 비이성적인 일을 벌이고 싶다면 그럴 수도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그런 상황을 막을 합리적인 수단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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