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황사는 대한불교조계종이 '불교 발상지' 인도에 세운 첫 한국 전통양식 사찰이다. 2019년 말 익명을 요구한 두 여성 불자인 설매·연취보살이 조계종에 총 50억원을 기부하면서 본격적으로 건립이 추진됐다. 사찰명을 제안한 설매보살은 “분황은 푼다리카, 즉 흰 연꽃을 뜻한다”며 “세계 평화, 인류 행복이 흰 연꽃으로 피어났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고 했다.
불교 4대 성지 중 하나인 마하보디 사원에서 약 400m 거리에 자리 잡았다. 마하보디 사원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중 하나로, 부처가 처음 깨달음을 얻은 보리수 나무와 그 옆에 세워진 약 50m 높이의 대탑을 중심으로 조성돼있다. 매년 전 세계 수많은 순례자들이 부처의 깨달음을 기억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분황사 측은 추가 부지를 매입해 마하보디 대탑과 직선으로 이어지는 길을 내겠다는 구상이다. 이렇게 되면 순례자들에게 자연스럽게 한국불교와 전통 문화를 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분황사는 부다가야를 찾는 한국 불교 순례자들의 거처 역할도 하게 된다. 원행스님은 "부처님이 열반경에서 말씀하시길 '성지순례를 하는 불자는 삼악도(지옥·축생·아귀도를 의미)에 떨어지지 않는다'고 하셨다"며 "신도들이 순례를 많이 할 수 있도록 종단 차원에서 지원하고, 분황사도 그 역할 다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분황사 건립을 주도한 부다팔라 스님은 “인도는 의료 사각지대가 심각해 극빈층은 아파도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한다”며 “특히 의료 기반이 취약한 여성, 어린이 전문 병원 건립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추후 의과대학을 설립해 현지 의료 인력을 양성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며 “한국전쟁 당시 의료병을 파병했던 인도 국민들에게 은혜를 갚는다는 의미도 있다”고 덧붙였다.
분황사 건립과 한국 불교 관계자들의 대규모 순례는 현지의 이목을 끌었다. 인도 최대 일간지 ‘힌디뉴스페이퍼’ 등 현지 언론들의 취재와 보도가 이어졌다.
부다가야=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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