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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용 반도체칩 업계 강자인 브로드컴이 데이터센터 관련 소프트업체인 VM웨어의 인수 절차에 착수했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인수 성사 시 50조원이 넘는 대형 계약이 나올 전망이다.
23일 블룸버그,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브로드컴은 VM웨어 인수를 위해 최근 양사 간 논의를 진행했다. 브로드컴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싱가포르에 주 사업부를 두고 있는 반도체 업체다. 애플 아이폰 등 통신장비에 반도체를 공급한다.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이 회사의 시가 총액은 20일 기준 2218억달러(약 281조원) 규모에 달한다.
브로드컴은 코로나19 유행으로 재택 근무가 활성화되면서 수혜를 본 반도체 업체 중 하나로 꼽힌다. 2018년 204억달러 수준이었던 이 회사의 순매출은 회계연도 기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226억→239억→274억5000만달러로 해마다 올랐다. 지난해 영업이익도 86억6700만달러(약 11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 업체는 향후 코로나19 유행에서 벗어나면서 반도체 시장의 성장 속도가 줄 것으로 보고 그간 사업 확장을 모색해왔다.
브로드컴은 2018년 3월에도 또 다른 반도체칩 대형사인 퀄컴 인수를 시도했다. 당시 인수 규모는 1170억달러(약 148조원)에 달했지만 실제 계약이 성사되진 못했다. 중국계 자본이 투입돼 있는 브로드컴이 퀄컴을 인수하는 경우 반도체 기술이 유출될 것을 우려해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인수를 반대했기 때문이다.
대신 이 회사는 2018년 말 소프트웨어 업체인 CA테크놀로지를 189억달러(약 24조원)에, 2019년 시만텍의 보안부서를 107억달러(약 13조6000억원)에 인수하면서 소프트웨어 사업을 꾸준히 확장했다. 브로드컴은 지난 3월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괜찮은 규모”의 인수 자금을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브로드컴이 인수 대상으로 점찍은 VM웨어는 지난해 11월 델에서 분사한 업체다. 데이터센터용 소프트웨어 개발이 주력 사업이다. 20일 기준 시가총액은 400억달러 규모(약 51조원)다. 이 업체도 브로드컴처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본사를 두고 있다. 투자업계는 브로드컴이 반도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데이터센터 관련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이번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대형투자은행인 웰스파고는 “최근 소프트웨어 부문의 가치가 커지고 있는 추세를 고려하면 VM웨어의 인수는 사업전략 측면에서 합리적”이라며 “기업의 인프라 소프트웨어 구축 전략을 심화하려는 브로드컴의 사업 방향과도 부합한다”고 분석했다. 브로드컴과 VM웨어는 인수 논의와 관련해 별도 입장 표명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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