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에 2000원대에 불과하던 HMM 주가는 2021년 5월 장중 5만원을 돌파하며 25배가량 뜀박질했다. 투자자들 사이서 '흠슬라(HMM+테슬라)'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하지만 잘나가던 이 회사 주식은 최근 1년 새 내리막길을 걸으며 3만원대까지 주저앉았다.
주가가 내려간 것과 맞물려 SM상선과 대한해운 등 SM그룹 계열사들이 HMM 주식을 올들어 2500억원어치나 매입했다. '저가 매수'라는 분석이 많지만 '인수합병(M&A) 귀재'로 통하는 SM그룹의 행보인 만큼 다른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SM그룹의 다른 해운 계열사인 대한해운도 올들어 HMM 주식 119억원어치를 샀다. 매입에 따라 HMM 보유지분은 0.6%로 늘었다. SM상선과 대한해운이 보유한 HMM 지분은 총 2.6%다.
SM상선을 비롯한 SM그룹 계열사는 2020년부터 HMM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HMM은 지난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500원(4.98%) 오른 3만1650원에 마감했다. 전날은 올랐지만, 작년 5월 28일 장중 고가인 5만1100원과 비교해 38.06%나 하락한 가격이다.
주가와는 대조적으로 이 회사 실적은 역대급 기록을 갈아치우는 중이다. HMM의 올해 1분기 매출은 4조91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2.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08.9% 늘어난 3조1486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올 1분기 평균 4851포인트로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74.5% 상승한 영향이다.
이 영구채는 단계적으로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HMM 유통 주식은 현재 4억8900만 주에서 9억주까지 늘어나게 된다. HMM의 최대주주는 산은으로 보유 지분이 20.69%에 이른다. 해양진흥공사는 19.96%를 보유 중이다.
M&A 귀재로 통하는 SM그룹 우오현 회장이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우 회장은 건전지 제조업체 벡셀(2005년), 경남모직(2006년), 남선알미늄(2007년), 티케이케미칼(2008년) 등을 연달아 사들였다. 2013년에는 당시 업계 4위 대한해운을 인수하면서 해운업에 진출했다. 2016년 벌크전용선사 삼선로직스(현 대한상선)를 사들였고, 같은 해 한진해운의 미주노선과 자산을 인수해 SM상선을 세웠다. 해운업계는 HMM까지 눈독 들이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산은과 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HMM 지분은 물론 영구채까지 상환하려면 10조원가량이 들어갈 전망이다. SM그룹이 이만큼의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여의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는 만큼 M&A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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