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 줄어든 IT기업…판교행 지하철 만원

입력 2022-05-23 17:35   수정 2022-06-02 15:09


재택근무를 일상으로 만들었던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리고 직장인들이 다시 회사로 나가면서 오전 출근시간대 ‘만원 지하철’도 돌아왔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가 지난 4월 18일 거리두기 조치 해제 이후 이달 15일까지 4주간 수도권 주요 오피스 지역 인근 지하철역 12곳의 출근시간대(오전 6~10시) 교통카드 하차 건수를 분석한 결과, 모든 지하철역에서 하차 건수가 평균 6~7% 증가했다. 재택근무 비중이 높던 1년 전, 거리두기 해제 직전인 한 달 전과 각각 비교한 결과다. 대표적 오피스 권역인 서울 여의도(전년 대비 10%)·역삼(8%)·광화문(전월 대비 11%)·삼성역(8%) 등의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그중에서도 정보기술(IT) 기업이 밀집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의 지하철 하차 건수 증가율이 16%로 가장 높았다. 신한카드 연구소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출근 감소폭이 컸던 만큼 회복도 빠르게 나타나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원격근무 여건이 비교적 잘 갖춰진 IT 기업들은 코로나19 유행 초기부터 재택근무를 상시화하면서 사무실 출근 비중이 급격히 떨어졌었다. 거리두기가 한창이던 작년 4~5월 판교역 출근시간대 지하철 하차 건수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보다 23%나 줄어 광화문(-20%)·을지로입구(-19%)·삼성(-18%)·시청(-14%)역 등 다른 역보다 감소율이 컸다.

일부 기업은 코로나19 이후에도 직원들이 사무실에 출근하는 대신 재택근무를 유지하거나 가까운 거점오피스에서 일할 수 있도록 했지만 거리두기가 풀리자마자 자발적으로 사무실로 복귀한 직장인이 적지 않다.

사람인·알스퀘어가 지난 3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이 선호하는 근무 형태 1위는 ‘사무실에 출근해 지정좌석에서 근무하는 것’(37.1%)이었고 2위는 ‘출근과 재택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형 근무’(36.9%)였다. 재택근무(9.4%)는 4위에 그쳤다. 대면 업무의 필요성과 효율성을 무시할 수 없고 업무와 일상생활을 구분하려면 출근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출근시간대 지하철 하차 건수가 가장 크게 줄었던 명동역(-29%)은 거리두기 해제 이후에도 증가율이 6%에 그쳤다.

신한카드 연구소 관계자는 “자영업자와 외국인 대상 서비스가 많은 명동 상권이 코로나로 타격을 크게 받고 폐업이 늘어 출근 이동량 자체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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