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20주년을 맞는 해다. 삼성자산운용의 ETF 브랜드인 KODEX는 국내 ETF의 20년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 삼성자산운용은 2002년 10월 업계 최초로 ‘KODEX 200’을 상장하면서 국내 ETF 시장을 개척한 이후 20년간 국내 시장 1위 운용사로 자리잡았다. 현재 국내 ETF 시장 규모(순자산총액)는 72조2000억원이다. 이 중 삼성자산운용의 시장 점유율은 약 42%인 30조3000억원이다.
2008년에는 국내 최초의 테마형 ETF인 삼성그룹 ETF를 상장하면서 시장지수가 아닌 테마나 전략 기반의 ETF가 성공할 수 있다는 사례를 증명했다. 이후 2009년과 2010년에는 각각 아시아 최초로 인버스와 레버리지 ETF를 상장하면서 ETF 상품 라인업의 다양화와 함께 국내 ETF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KODEX의 성장을 바라본 다른 운용사들도 자발적으로 ETF시장에 뛰어들었다. 이후 운용사끼리 서로 경쟁하면서 아시아에서 가장 다양한 상품군을 가진 지금의 국내 ETF 시장이 만들어졌다.
20년 전 국내 증시에 처음 상장된 KODEX 200은 현재 순자산 규모 약 5조 원에 달하는 규모가 가장 큰 ETF로 성장했다. 올해 들어서는 KODEX 미국에너지, KODEX S&P글로벌인프라, KODEX 운송, KODEX 철강 등의 순자산이 크게 증가했다.
삼성자산운용은 변동성이 높은 시장에 강한 ETF 및 메가 트렌드 ETF 상품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구축하며 ETF 강자로서의 면모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월에는 국내 최초로 한국 무위험지표금리(KOFR) 지수의 수익률을 추종하는 액티브 ETF를 출시했으며, 5월에는 미국 ETF 산업 및 중국 메타버스 시장에 투자하는 KODEX 미국ETF산업 Top10 Indxx ETF와 KODEX 차이나 메타버스 액티브 ETF 2종을 상장했다.
미국 독립 ETF 운용사인 앰플리파이는 블록체인, 온라인리테일, 고배당인컴 등 순자산 1조 원 이상의 메가 히트 상품을 선보인 바 있다. 출시 상품 15종 가운데 6종이 순자산 1억 달러 이상을 기록하는 등 다수의 베스트셀러 ETF를 개발했다. 삼성자산운용은 혁신적인 상품 개발 역량을 보유한 글로벌 운용사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시장을 선도하는 ETF 상품을 한국 및 아시아에서 다양하게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삼성자산운용은 2015년부터 꾸준히 해외시장에 KODEX를 상장시켰다. 현재 홍콩 시장에 상장한 글로벌 ETF는 총 5개 종목으로 순자산 약 2조4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2016년에는 중국 내 운용규모 2위인 건신기금과 포괄적인 ETF 자문계약을 체결하고, 2018년 5월에는 건신기금과 공동 개발한 ETF를 상해거래소에 출시하기도 했다. 삼성자산운용이 건신기금 ETF 상장에 필요한 상품개발, 마케팅, 운용 등 ETF 관리 전반에 관해 자문서비스를 제공한 것은 아시아 시장에서 그 역량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삼성자산운용은 미국 연금상품 대표 금융사인 캐피탈 그룹과 손잡고 한국인의 생애주기에 맞춘 한국형 TDF를 출시했다. 주식 비중을 청년기에는 79%까지, 은퇴시점에는 29%, 이후 30년간 18%로 축소해 적극적 투자에서 보수적 투자로 자동 분산투자 한다. 국내주식, 해외주식, 글로벌 채권 등 다양한 자산을 편입하고 투자비중은 탄력적으로 조정된다. 안정적인 성과가 알려지면서 업계에 관련 상품이 잇따랐으며 삼성 한국형TDF는 출시 이후 꾸준히 수탁고가 증가하면서 대표적인 연금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전체 퇴직연금 펀드 내 TDF 비중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출시 첫 해인 2016년의 경우, TDF 순자산은 약 166억원으로 전체 퇴직연금 순자산(8조9000억원) 가운데 약 0.19%에 불과했다. 이후 매해 꾸준히 증가해 2019년에 1조원을 돌파했다. 2021년에는 TDF 순자산이 총 7조6587억을 기록하면서 전체 퇴직연금 순자산(30조2000억원)의 25.3%를 차지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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