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AI·딥러닝…판 커지는 임직원 재교육 시장

입력 2022-05-24 15:24   수정 2022-05-24 15:25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속화된 디지털 전환 물결에 올라타기 위해 기업들은 인재 개발 경쟁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금융권을 비롯한 다양한 업종에서 임직원 재교육에 활발한 투자를 하고 있다. 일반 소비자의 정보기술(IT) 분야 교육 상품 구매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활발해졌다.

성인 교육 콘텐츠 스타트업 데이원컴퍼니(대표 이강민)는 오래 전부터 디지털 전환에 선제적으로 뛰어들었다. 데이원컴퍼니의 사내독립기업(CIC·Compnay In Company) 패스트캠퍼스(대표 신해동)는 2013년 10월 스타트업 캠프(오프라인 단기 실무 코스) 1기를 시작으로 데이터 사이언스, 프로그래밍, 마케팅, 디자인, 투자·금융 등 다양한 분야 현직자들이 진행하는 실무 교육을 다수 진행해왔다. 실무자에게 필요한 직무 교육 콘텐츠를 온·오프라인으로 제공하며 매년 2배 이상의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최신 트렌드 전파하는 직장인 멘토
패스트캠퍼스는 창립 초기부터 실무 교육 캠프 수강생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당시만 해도 업계 현직자를 강사로 만나 실무자 관점의 노하우를 강의로 들을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았기 때문이다. 교육이 끝나면 수업 내용에 대한 질문은 물론 개인적 커리어 상담이나 회사 업무에 대한 컨설팅을 받으려는 수강생들이 줄을 서기도 했다.

직무 기초 역량을 길러주는 교육부터, 신사업 발굴, 마케팅 데이터 시각화, 딥러닝을 위한 최적화와 수치 해석, R을 활용한 머신러닝처럼 대체재가 아예 존재하지 않았던 실무 레벨의 주제까지 강의로 풀어냈다. 성인 교육 시장에선 최신 주제 콘텐츠를 업계에서 가장 빨리 만들어내는 기업으로 입소문이 났다.

직장인들이 사회 흐름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최신의 주제를 공부하고 커리어를 발전 시킬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을 누구보다 빠르게 제공하겠다는 게 패스트캠퍼스의 목표다. 초격차 패키지, 더 레드(The Red)를 비롯한 온라인 자기계발 콘텐츠와 단기 실무 역량 훈련을 통해 수강생의 취업까지 지원하는 메가바이트 스쿨(취업 연계 코스) 등 다양한 교육 형태로 사업적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성인 교육 업계 최초로 온라인 직무 교육 콘텐츠도 2018년 6월 출시했다. 오프라인으로 진행된 실무 교육 과정은 수강생의 만족도는 높았지만 수 십만원에서 많게는 백만원이 훌쩍 넘는 수강료가 걸림돌이었다. 지방에서 강의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강남구까지 장거리를 이동하는 수강생도 있었다. 패스트캠퍼스는 오프라인 현장이 아닌 온라인 강의를 통해서도 충분히 직무별 기본 역량을 기르는 교육 콘텐츠를 전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온라인을 통해 학습자의 수강료 부담을 덜고, 지방에 거주하거나 해외에 체류 중인 사람도 패스트캠퍼스의 교육 과정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했다.

패스트캠퍼스의 누적 수강생은 이달 기준 50만 명에 달한다. 9개 카테고리의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350가지 종류의 패키지 온라인 강의로 구성해 제공하고 있다. 강의 하나당 평균 시수는 타사 대비 많은 28시간 가량이다. 몇 년 사이 오프라인 교육 비중이 줄어들고, 온라인 교육 콘텐츠가 주력 서비스가 되는 등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온라인 학습 플랫폼 개발 추진
패스트캠퍼스는 일반인 대상의 실무 교육 경험을 바탕으로 2016년부터 기업 간 거래(B2B) 교육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기업 교육으로의 사업 확장은 패스트캠퍼스 교육을 수강하고 기업에 입사한 재직자들의 요청이 계기가 됐다. 기업 예산으로 패스트캠퍼스 교육 상품을 구매하거나, 인사·교육 부서에 패스트캠퍼스 콘텐츠를 이용하고 싶다고 요청하는 팀이 늘어났다는게 회사 측 설명이다.

기업 경영진이나 인사 관리자가 교육 콘텐츠와 방식을 결정했던 과거의 B2B 교육 의사결정과는 상반된 트렌드다. 패스트캠퍼스 관계자는 “생소한 회사 이름이 법인카드 결제 내역에 반복적으로 올라오는 것을 보고 기업 인적자원개발(HRD) 담당자들이 패스트캠퍼스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들었다”며 “일부 기업 부서에서 온라인 교육을 단체 수강한 뒤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자, 전사적으로 서비스를 도입하는 사례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2019년에는 직무별 온라인 강의를 기업 전용 강의장에서 스트리밍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구독 서비스를 출시했다. 고객사에게 제공하는 기업 전용 온라인 구독 서비스의 콘텐츠도 1만여개에서 현재 6만여개로 대폭 늘었다. 패스트캠퍼스는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기업 교육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파이썬을 활용한 빅데이터 분석 교육, 머신러닝 DX 전문가 양성 교육, 인공지능(AI) 데이터 분석 준전문가 교육 등은 디지털 전환에 관심 많은 기업들이 가장 많이 문의하는 과정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근무가 보편화되면서 시장은 더욱 성장했다. 패스트캠퍼스에서 진행한 온라인 기업 교육 과정 수도 3년 전에 비해 11배로 증가했다. 패스트캠퍼스는 교육 콘텐츠 개발 뿐만 아니라 온라인 학습 플랫폼 개발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인생을 바꾸는 교육’이란 패스트캠퍼스의 캐치프레이즈는 기업 교육에도 적용된다. 구매자와 실제 수강생(임직원)이 다른 경우가 많은 B2B 교육 시장의 한계를 뛰어 넘어 학습자가 만족할 수 있는 질높은 교육을 제공하는 게 목표다. 패스트캠퍼스 관계자는 “직원의 성장이 곧 기업의 비즈니스 성과로 이어진다는 걸 증명해 신뢰를 얻겠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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