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맵 계약직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계속하게 해달라고 소속 회사에 요구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치솟는 휘발유 가격과 높은 부동산 가격을 감당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주 보셀에서 일하는 구글맵 계약직 직원들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탄원서에 서명하고 있다. 이들은 관리자들에게 사무실 복귀 일정을 중단하고 직원들의 재정, 건강, 육아 문제를 먼저 해결할 것을 요청했다.
소속 직원 200여명 중 60%가 탄원서에 성명한 것으로 파악됐다. 900여명 이상의 조합원을 보유한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노조도 탄원을 지지하고 나섰다.
계약직 직원들은 본사 구글과 동일한 '유연성'을 요구했다. 구글 본사는 주 3일만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반면 구글맵 계약직 직원들이 소속된 아웃소싱 회사 코그니전트는 다음 달 6일부터 주 5일 사무실 출근을 요구했다. 이날부터 사무실이 아닌 곳에서는 업무시스템에 접근할 수 없다.
이들이 사무실 출근에 반대하는 이유는 치솟는 출퇴근 비용과 높은 주거 비용 때문이다. 이들이 벌어들이는 돈은 시간당 16~28달러로 일반적인 구글 정규직 직원들보다 적다. 코그니전트 직원은 "현재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약 5달러인데 현재의 급여로는 감당할 수 없다"며 "사무실 근처에서 살기에는 주거 비용이 너무 비싸다"고 했다.
회사 관계자들은 직원들이 요구한 주유카드, 버스 서비스 등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 회사가 40일 전에 이러한 사실을 통보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NYT는 "보육시설을 찾거나 이사할 시간이 줄어든다"고 했다.
일부 직원들은 퇴사까지 고려하고 있다. 구글맵에서 일하는 타일러 브라운은 "사무실까지 운전해 가려면 매달 280달러가 기름값으로 지출된다"며 "시간당 19달러를 받는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사무실 복귀 계획이 실현되면 퇴사할 계획이다.
사무실에 복귀하려면 코로나19 백신을 의무적으로 접종해야 한다는 점도 반발을 사고 있다. 코그니전트의 제프 드마리아스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는 이메일을 통해 "직원이 미국에 있는 사무실로 돌아가려면 예방 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네 번의 폐 수술을 받은 직원 쉘비 헌터는 "상사가 백신과 관련해 면제가 없다고 했다"며 "일에 보람을 느꼈는데 무시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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