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24일 오는 지방선거를 8일 앞두고 민주당 후보들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최근 공표된 일부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저조한 데 대한 긴급조치인 것으로 풀이된다.
"저 박지현, 타오르는 불꽃 되겠다"
박 위원장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민주당 후보들에게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딱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며 "아무리 힘들고 외로워도 상식과 국민을 믿고 꿋꿋하게 전진하겠다"고 말했다.박 위원장은 "저 박지현이 더 깊은 민주주의, 더 넓은 평등을 위해 타오르는 불꽃이 돼 나아가겠다"며 "부디 도와달라. 국민에게 사랑받는 민주당이 되겠다. 저희에게 기회를 달라"고 했다.
박 위원장은 "요즘 전국을 돌며 유세 현장을 다니고 있다. 시민의 격려도 많았지만, 민주당이 왜 철저하게 반성하지 않느냐는 질책도 많았다"며 "정말 면목이 없고, 정말 많이 잘못했다. 100번이고 1000번이고 더 사과드리겠다"고 했다.
그는 "염치없지만 한 번 더 부탁드린다. 저 박지현을 믿어달라. 이번 지방선거에서 기회를 주신다면 제가 책임지고 민주당을 바꿔나가겠다"며 "반성하고 바꾸라는 국민의 명령을 충실하게 이행하겠다. 자리에만 목숨 거는 정치를 버리고 국민과 상식에 부합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했다.
"민주, 팬덤 정당 아닌 대중 정당 만들겠다"
이날 박 위원장은 민주당의 쇄신을 위한 다섯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첫째 '더 젊은 민주당'을 강조한 박 위원장은 "청년에게 무엇을 해주는 당이 아니라, 청년이 권한을 가지고 당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지방의원, 당직자, 보좌진, 원외 지역위원장, 대학생위원회, 청년위원회를 대상으로 청년 정치 육성 평가 시스템을 만들고 당 밖에서도 지속해서 유능한 청년 정치인을 발굴하겠다"고 했다.
두 번째로는 '우리 편의 잘못에 더 엄격한 민주당'을 내걸었다. 박 위원장은 "'내로남불' 오명을 벗겠다. 온정주의와 타협하지 않겠다"며" 대의를 핑계로 잘못한 정치인을 감싸지 않겠다"고 했다.
세 번째로는 '약속을 지키는 민주당'을 약속했다. 그는 "평등법을 만들겠다는 약속이 15년째 지켜지지 않고 있다. 평등법 제정을 위한 활동가들의 단식이 40일 넘게 이어지고 있다"며 "장애인들은 연일 거리에 나와 시위하고 있다. 약속했으면 지키겠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네 번째로 "민주당을 '팬덤 정당'이 아닌 '대중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맹목적인 지지에 갇히지 않겠다. 대중에게 집중하는 민주당을 만들겠다"며 "우리 편의 큰 잘못은 감싸고 상대 편의 작은 잘못은 비난하는 이 잘못된 정치 문화를 바꾸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민주당'을 어필한 박 위원장은 "우리는 윗세대에게 민주주의의 가치를 물려받았다. 선배들이 그러하셨듯이 우리는 미래세대에게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을 물려줘야 한다"며 "그것이 우리의 의무다. 코앞에 닥친 기후 위기 대응, 민주당은 할 수 있다. 사회적 불평등 해소, 연금 개혁과 같은 다음 세대를 위한 당면 과제 역시 더 이상 늦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90도 인사'를 한 뒤 기자회견장을 나선 박 위원장은 "하필 선거 일주일을 앞둔 상황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지난 대선 이후로 사과를 여러 번 드렸지만, 그것이 국민 마음에 절실하게 와닿지 못한 것 같다"며 "앞으로도 언제까지든 국민이 됐다고 할 때까지 사과와 반성이 계속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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