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전문가인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왼쪽)은 24일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기업(팹리스) 퓨리오사AI의 서울 강남 본사를 방문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 11일 장관직 취임 후 첫 현장 행보다. AI반도체는 데이터 학습과 추론 등 인공지능(AI) 서비스 구현에 필요한 대규모 연산을 높은 성능과 전력효율로 실행하는 반도체다.
이 장관은 퓨리오사AI가 개발한 AI반도체 ‘워보이’의 기술 시연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워보이는 작년 9월 세계적인 AI반도체 경연대회 ‘엠엘퍼프’의 이미지 분류 및 객체 검출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처리 성능을 선보인 제품이다. 자율주행자동차, 스마트시티 교통관제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하다. 이 장관은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에게 “핵심 기술들이 다양하게 잘 응용된 것 같다”며 격려했다.
이 장관은 이어 퓨리오사AI, 오픈엣지테크놀로지, 사피온코리아, 딥엑스, 모빌린트 등 AI반도체 개발기업 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메모리반도체 기술력과 노하우를 접목하고 인력양성을 확대하면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시스템반도체의 일종인) AI반도체는 아직 초기 단계로 향후 성장 가능성이 커 열심히 하면 충분히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분야”라며 “정부는 AI반도체 기술혁신과 산업 성장을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이 장관은 “산업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6월 중 ‘인공지능 반도체 산업 성장 지원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예산 규모 및 세부 내용은 재정당국과 협의 중이라고 했다.
이 장관은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을 역임한 반도체 전문가다. 반도체 분야 514편의 논문을 발표하고 86건의 특허를 등록했다. 특히 이 장관은 시스템 반도체의 국제 표준인 ‘벌크 핀펫’ 기술을 2001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반도체 성능과 전력 소비 효율을 높여주는 3차원 반도체 공정 기술이다. 삼성전자, 인텔, 애플, TSMC 등 글로벌 기업이 지금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에 사용하고 있다. 이 장관은 벌크 핏펫 기술로 현재까지 총 162억원의 로열티 수입을 올렸다.
이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반도체 스승’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직을 그만두고 대권 수업을 시작하던 작년 5월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를 찾았다. 이 장관은 이 자리에서 세 시간 남짓 반도체 산업 제반 상황을 설명했다.
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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