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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기간에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펀드가 올 들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주가가 급락한 기술주 투자 비중이 높은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뱅가드 FTSE 소셜인덱스펀드’는 연초 이후 ?20.81%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펀드는 운용자산(AUM)이 약 143억달러(약 18조원)에 달하는 대표적 ESG펀드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출시한 ESG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즈 ESG 어웨어 MSCI USA(티커명 ESGU)’도 연초 대비 18.45% 하락했다. 같은 기간 S&P500지수(-17.15%)보다 하락 폭이 컸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으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큰 기술주가 약세를 보이자 ESG펀드도 부진한 수익률을 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술(Tech) 업종은 ESG펀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미국 상위 15개 ESG펀드에서 편입 비중이 가장 큰 종목인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은 S&P500지수 내 비중보다 각각 1.84%포인트, 1.95%포인트 높다. 반면 올 들어 강세를 보인 석유·가스업체는 ESG펀드에서 빠져 있거나 비중이 매우 낮은 편이다.
신술위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ESG 평가점수가 높은 주식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시장 평균 대비 12% 높아 고평가 부담이 있었다”며 “ESG 채권도 일반 채권 대비 ‘녹색프리미엄’이 형성돼 있어 올해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ESG펀드를 향한 투자자들의 열기도 누그러진 모습이다. 글로벌 펀드평가사 모닝스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ESG펀드에는 970억달러 자금이 순유입됐다. 이는 전 분기 대비 35% 이상 감소한 것으로, 최근 3년 만에 가장 급격한 둔화세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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