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24일 발표한 투자 계획에 담긴 신규 채용 규모다. 삼성은 올해부터 2027년까지 5년간 총 8만 명을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간접적인 일자리 창출 효과까지 감안하면 107만 개의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질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삼성의 채용 계획을 ‘역대급’으로 평가한다. 연간 1만6000여 명의 신규 채용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반도체, 바이오, 신성장 정보기술(IT) 등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채용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며 “민간 기업 주도로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했다.
삼성은 지난해 8월 ‘3년간 4만 명 신규 채용’을 골자로 한 일자리 확대 계획을 내놨다. 연간 1만3000여 명을 뽑겠다는 얘기였다. 이번 계획 수정으로 삼성의 연간 채용 인원이 3000명가량 늘어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 후 고용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이라며 “삼성발(發) 일자리 훈풍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은 신입사원 공개채용 제도를 유지하겠다는 방침도 분명히 했다. 삼성 측은 “국내 5대 그룹 중 유일하게 운영 중인 신입사원 공채 제도를 이어갈 것”이라며 “청년들에게 공정한 기회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주려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삼성은 1957년 국내 최초로 공채 제도를 도입했다.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 18개 삼성 계열사는 2022년도 상반기 공채를 진행 중이다. 앞으로도 학력, 출신 대학, 성별 등을 보지 않고 더 많은 청년에게 채용 기회를 열어둔다는 방침이다.
5년간 총 360조원을 국내에 신규 투자하는 데 따른 일자리 창출 효과는 5년간 107만 개로 추정됐다. 투자로 생겨나는 일자리 101만 개에 사회공헌·상생 활동으로 마련되는 일자리 6만 개를 합친 것이다. 삼성은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 ‘드림클래스’ 등 인재 육성을 위한 상생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삼성 안팎에선 ‘통 큰 일자리 창출’ 선언의 배경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꼽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청년 대상 간담회에서 “저와 삼성은 세상에 없는 기술, 우리만이 잘할 수 있는 분야에 더 많이 투자하고 더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은 최근 몇 년간 공격적인 채용 활동을 벌여왔다. 삼성 임직원 수는 최근 꾸준히 늘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임직원을 보유한 곳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 임직원은 지난해 말 기준 11만3485명에 달한다. 2020년 말과 비교하면 4000명 증가했다.
국내 산업계에선 ‘맏형’ 격인 삼성이 선제적으로 채용 확대 계획을 밝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의 영향을 받은 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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