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은 인도 정부가 오는 9월까지 1년간 설탕 수출량을 1000만t으로 제한할 계획이라고 24일 소식통을 인용 보도했다. 인도 정부는 수일 내에 이 같은 정책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는 세계 설탕 생산 1위 국가이자 브라질에 이은 수출 2위 국가다. 인도 정부의 설탕 수출 제한은 자국 내 설탕 가격 급등을 막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최근 인도 내에선 설탕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 1위 설탕 수출 국가인 브라질의 설탕 생산량이 감소하고 고유가로 사탕수수 기반의 에탄올 생산량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의 설탕 수출 제한은 세계 설탕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날 런던선물거래소에서 설탕 선물 가격은 1% 상승했다. 인도 설탕 생산업체들의 주가는 급락했다.
인도의 자국 내 설탕 공급량이 충분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정책은 ‘극단적인 예방 조치’로 보인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인도설탕협회(ISMA)에 따르면 인도의 이번 마케팅 시즌(2021년 10월~2022년 9월) 예상 생산량은 3500만t이다. 지난 시즌에 비축된 820만t 여유분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자국 소비량 2700만t을 빼면 1600만t 이상이 남는데 1000만t만 수출용으로 풀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이번 조치가 인도의 설탕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2020~2021 마케팅 시즌의 인도 설탕 수출량은 700만t으로 1000만t의 수출 상한선은 작지 않은 규모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각국의 ‘식량 보호주의’가 강화되고 있다. 인도는 지난 13일 밀 수출 금지를 발표해 국제 밀 가격 급등을 초래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달 팜유 수출을 금지했다가 25일 만에 재개했다. 말레이시아는 다음달 1일부터 닭고기 수출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전날 발표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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