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유희열, 원금 건질까…카카오엔터 '20조 만들기' 제동 [차준호의 썬데이IB]

입력 2022-05-27 08:27   수정 2022-05-30 10:37

이 기사는 05월 27일 08:2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가 주요 글로벌 사모펀드(PEF)를 대상으로 5000억원 규모의 상장전투자유치(프리IPO)를 추진 중이다. 카카오엔터가 발행한 신주를 투자자가 인수하는 방식이다. 막바지 협상 중인 SM엔터테인먼트(SM엔터) 인수 대금을 확보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다만 복수의 후보들이 약 13조~15조원까지 거론되는 카카오엔터의 기업가치를 두고 투자에 난색을 보이면서 투자자 물색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현재 한 곳의 재무적투자자(FI)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카카오엔터 측이 희망하는 몸값을 낮추거나 투자금 회수방안을 투자자에 보장하지 않으면 성사가 불투명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에선 "유동성 파티의 최전선에 있던 카카오 핵심 계열사마저 투자유치에 난항을 보일만큼 시장 상황이 급변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해 말 회사의 기업가치를 12조원으로 평가해 유상증자에 참여한 유희열·유재석 씨가 투자 원금 이상을 회수할 지 여부도 업계의 관심사다. 카카오엔터는 "(자본확충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중이나 현재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20兆 상장" 자신하던 카카오엔터…PEF들 "몸값 과도"
카카오엔터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를 이을 차기 IPO 주자로 주목받아온 카카오의 핵심 계열사다. 지난해 초 음원사업과 연예기획사업을 꾸려온 카카오M(옛 로엔엔터테인먼트)과 웹툰·웹소설 계열사인 카카오페이지가 합병해 탄생했다. 설립 이후 6년간 콘텐츠 제작사 및 연예 기획사들을 잇따라 인수해 계열사 47곳을 거느리는 대형사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도 북미기반의 웹툰 및 웹소설 플랫폼 래디시와 타파스를 인수하고 아티스트 유희열 씨가 세운 안테나를 인수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였다. 당시 유희열 씨와 안테나 소속 연예인인 유재석씨가 카카오엔터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몸값이 12조원까지 평가됐다. 지난해 4월엔 이진수 카카오엔터 대표가 외신 인터뷰에서 "20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로 상장에 나서겠다"며 자신감을 보여오기도 했다.

카카오그룹 내에서도 입지가 탄탄했던 카카오엔터에 대한 투자업계 분위기가 급랭한 것은 지난해 말 무렵이다. 당시 카카오엔터는 글로벌 PEF운용사인 KKR을 포함한 컨소시엄으로부터 약 1조원의 신규 투자 유치를 두고 협상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회사 기업가치는 18조원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투자자 측이 막바지에 투자를 보류하면서 현금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이후 대형 PEF를 중심으로 제한적인 투자 유치에 돌입했지만 복수의 PEF들이 투자 의사를 접었다.

이미 카카오엔터에 투자해 2대 주주에 올라있는 앵커PE가 다시 한 번 우군으로 참여할지 여부도 관건이다. 앵커PE는 2016년 카카오페이지에 약 1250억원, 2020년엔 카카오M에 2098억원을 투자했다. 이후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이 지난해 합병하면서 카카오엔터 지분 17.14%를 보유한 2대주주에 올랐다. 총 3300억원을 투자해 확보한 지분가치가 2조원 이상(카카오엔터 기업가치 12조원 가정시)까지 커졌다.
'슈퍼甲' 카카오마저…프리IPO 급랭 현실화
IB업계에선 코로나19 이후 국내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유동성을 흡수해온 카카오의 핵심계열사가 프리IPO에 난항을 겪는 것을 두고 "시장 분위기가 변하긴 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카오의 핵심 계열사들은 PEF로부터 투자유치를 받는 과정에서 다른 기업들이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에 보장해주는 IPO 확약·콜옵션·드래그얼롱(동반매도청구권) 등 투자자보호장치를 전혀 보장하지 않았다. 지난해 5월 일본 웹툰 플랫폼인 카카오픽코마를 8조8000억원으로 평가해 6000억원을 투입한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도 어떠한 보장 없이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그럼에도 PEF들의 구애가 끊이지 않았다. TPG컨소시엄 등 PEF로부터 5000억원을 투자받아 출범한 이후 몸값 10조원의 핵심 계열사로 성장한 카카오모빌리티, 프리IPO 이후 1년도 안 돼 상장하며 PEF에 단기간 수 배의 차익을 돌려준 카카오뱅크 등 성공사례가 이어지면서다.

글로벌 PEF 내 관계자는 "지난해 초 카카오엔터 프리IPO가 진행됐다면 대형 PEF 모두가 핵심 투자 운용역을 한 번이라도 만나려 줄을 섰을 것"이라며 "카카오엔터가 과연 투자 조건을 양보하는 등 시장 상황에 적응하는 지 여부도 관전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카카오엔터가 이번 추가 투자금 확보에 실패할 경우 자금 운용에도 차질을 겪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카카오엔터는 SM엔터 인수를 두고 1조원에 달하는 현금이 유출될 상황이지만 현재 회사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연결기준 2400억원 수준이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도 "금융권에서 인수금융을 활용하거나 단기자금을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해 SM엔터 거래를 마무리 지을 가능성도 있지만 이렇게 시장환경이 급변할 것이라곤 카카오엔터 내부적으로도 판단을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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