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거래소 코빗이 다음달 3일 오후 2시부터 루나 거래 지원을 종료한다고 25일 발표했다.
이로써 일주일 만에 50조 원 넘는 시가총액이 증발하면서 세계 암호화폐 시장에 충격을 줬던 루나는 국내 5대 거래소 가운데 4곳에서 퇴출이 확정됐다. 루나 상장폐지 여부를 아직 확정짓지 않은 코인원도 조만간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코빗 이용자는 이달 31일 오후 2시까지만 루나를 입금할 수 있고, 다음달 3일 오후 2시부터는 루나를 거래할 수 없다. 출금은 거래지원 종료 이후인 8월 31일 오후 2시까지 가능하다.
코빗의 루나 상장폐지 결정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긴급 당정 간담회 직후 나왔다. 전날 간담회에서 여당은 루나를 상장시킨 거래소들에 대해 상장 과정에서 검증이 부실했고 상장폐지 과정에서도 제각각으로 대응해 투자자 혼란을 키웠다고 질타했다.
실제 이달 8일 루나 가격 급락이 시작되자 고팍스는 10일 루나 코인 관련 입출금을 중단하고 13일 거래종료를 안내, 16일에 루나를 상장폐지했다. 업비트는 11일 루나를 유의종목으로 지정하고 다음날 거래종료를 공지한 뒤 20일에 상장폐지를 시켰다. 13일 루나 상장폐지를 공지한 빗썸은 오는 27일 거래지원을 종료할 예정이다. 코빗과 코인원 역시 일찌감치 루나를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하고 입출금을 중단했지만 상장폐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었다.
오세진 코빗 대표는 이에 대해 "코빗은 테라와 루나의 가격 변동 이상에 대해 가장 먼저 투자유의종목 지정을 발표했고, 거래지원 종료에 대해 최종 논의를 하고 있었으나 결정이 늦어져 죄송하다"고 했다. 강명구 코인원 부대표는 "코인원 상장정책은 유의종목으로 지정된 코인에 대해 2주일 동안 심사 기간을 거쳐 (상장폐지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며 "상장폐지를 하는 것도 일종의 투자자 보호에 위험이 있다고 판단해 개선 사항을 점검 중이었으며, 25~26일에 맞춰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코빗은 루나를 유의 종목으로 지정한 지난 10일 이후 발생한 수수료 수익 약 1000만원을 가상화폐 투자자 피해 구제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오 대표는 "수수료 수익을 투자자 보호에 활용해 더욱 바람직한 투자 문화를 만드는 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루나 사태를 계기로 거래소들은 긴급한 상황에서 거래소들이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마련하기로 했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이석우 대표는 전날 간담회에서 "국내 주요 거래소들과 협업 체계를 논의해 유사한 긴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공동 대응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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