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기업)들은 올해 사업 계획을 잇따라 수정하고 있다. 하반기 경기 침체 등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차량 공유 스타트업 쏘카는 최근 핵심 사업 목표를 수익성 강화로 변경했다. 쏘카는 지난해 12월 기자간담회에선 수익성 확보보다 빠른 성장을 강조했다.
다른 유니콘도 사정은 비슷하다. 마케팅비를 줄이거나 각종 비용을 절감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작년에 적자를 기록한 유니콘들은 안 그래도 ‘몸값’이 과대 평가됐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올해는 성장 가능성보다 제대로 된 ‘숫자(이익)’를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영업손실 2177억원),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1796억원) 등은 적자 폭이 더욱 커졌다.
적자를 내는 일부 멀티채널네트워크(MCN) 스타트업, 명품 거래 플랫폼 등은 사업 구조조정에 나선다는 얘기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한국 2호 유니콘’으로 불렸던 옐로모바일처럼 유망 스타트업이 순식간에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 킴(김한준) 알토스벤처스 대표는 최근 페이스북에 “더 이상 투자 없이도 조금씩 커나갈 수 있게끔 경영하라”며 “가망이 없으면 자존심 던지고 사업을 빨리 접자”고 스타트업 대표들에게 조언했다. 그는 “해외 진출 계획 전에 국내부터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라”고 했다.
무신사는 최근 일본 패션 전자상거래 플랫폼 ‘디홀릭’을 운영하는 디홀릭커머스를 인수하려던 계획을 철회하기도 했다.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등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현금 확보’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투자 유치에 성공한 스타트업들은 사업 전략을 신중하게 짜고 있다. 지난달 시리즈A(첫 번째 투자 단계)에서 230억원을 투자받은 로봇 스타트업 뉴빌리티 관계자는 “시리즈A는 끝냈지만 맘 놓고 있을 여유가 없다”며 “제조 원가를 낮추면서 매출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주완/최다은/차준호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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