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기인 2020년과 2021년에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은 각각 220억원, 28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중국 보따리상인 따이궁의 ‘벌떼 쇼핑’에 힘입어 2018년 2050억원, 2019년 3503억원의 대규모 영업이익을 낸 데서 급전직하한 것이다. HDC신라면세점 역시 2020년, 2021년에 각각 274억원과 380억원의 적자를 봤다.
면세점업계는 거리두기가 해제된 4월 이후 ‘하늘길’이 열리고,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조치를 완화하면서 중국인 고객의 귀환이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따라 이달 들어 본격적인 손님맞이 준비에 들어갔다.
롯데면세점은 이달부터 서울 명동 본점과 월드타워점 마감 시각을 오후 6시30분으로 종전보다 1시간 연장했다. 명동 본점은 방문객을 맞기 위해 면세점 전용 엘리베이터 3대를 추가 운행하기 시작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3월부터 명동점을 재단장하고 있다. 팬데믹(대유행) 기간에 문을 닫았던 전자, 캐릭터, 식품 매장도 지난달 다시 열었다.
해외 시장 공략과 기존 매장 재단장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이달 초 호주 시드니에 시내면세점을 열었다. 2020년 6월 싱가포르 창이공항점 개장 이후 683일 만의 신규 출점이다. 코로나19로 한때 해외 매장의 문을 모두 닫았던 롯데면세점은 공항 셧다운으로 임시 휴점 중인 베트남 냐짱 깜라인공항점을 제외한 나머지 매장의 영업을 재개했다.
문제는 IPEF 참여 결정을 계기로 중국이 한한령을 장기화할 경우 본격적인 실적 개선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질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는 점이다. 면세점업계는 엔데믹 국면에 접어들면서 매출의 30~40%를 수수료로 떼가는 따이궁 대신 유커(중국인 관광객)가 유입되기를 내심 기대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사드 사태 이후 따이궁을 통해 한때 면세점들이 호실적을 내기는 했지만 궁극적으로는 최종 소비자인 유커가 면세점을 찾는 게 바람직한 구조”라며 “IPEF 등의 요인으로 내년 상반기까지는 유커 입국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일단 손님맞이 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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