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국산 전투기인 KF-21로 위성을 공중 발사하는 기술을 개발하겠습니다. 충분히 가능합니다.”
한창헌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미래사업부문장은 25일 ‘스트롱코리아 포럼 2022’에 연사로 나와 이렇게 밝혔다. 한국경제신문사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한 이번 포럼은 ‘우주 경제 빅뱅’을 주제로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에서 열렸다.
한 부문장은 “초음속 상승 궤도에서 로켓(발사체)을 우주로 올리면 중력과 항력(물체의 운동을 방해하는 힘)에 대응할 에너지가 최소화돼 지상에서 쏠 때보다 비용을 5분의 1 이하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KAI가 막바지 개발 중인 KF-21은 지난 24일 처음 엔진 시험 장면이 공개됐다. KF-21의 파일런(전투기 하부 구조물)에 장착할 로켓은 KAIST의 스타트업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한다.
이날 포럼은 국제우주정거장(ISS), 재사용 로켓 등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급성장하고 있는 우주산업 현황을 한눈에 살피는 기회가 됐다. 세계 로켓 신뢰도 1위 기업 아리안스페이스의 스테판 이스라엘 최고경영자(CEO)는 기조연설에서 “주권을 수호하고 국가 안보를 튼실히 하며 통신·디지털 혁신과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데 우주산업이 최고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우주산업에 매년 500억달러(약 63조원), 유럽은 120억유로(약 16조2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고 우주 스타트업 창업이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세계 벤처캐피털(VC)의 우주산업 투자는 145억달러(약 18조3000억원)로 전년보다 63% 늘었다. 세계 우주기업의 가치는 2030년 10조달러(약 1경2645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이스라엘 CEO는 “심대한 재창조 시대를 맞은 우주산업은 국가 간 초협력이 꼭 필요하다”며 “우주를 향한 의지를 드높이고 있는 한국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포럼 축사에서 “그 어느 때보다 우주항공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포럼에 참석한 국내외 리더들의 경험과 혜안으로 미래 먹거리인 우주산업에 담대한 변화를 만들어 가자”고 독려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2차 발사일을 다음달 15일로 정했다고 발표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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