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25와 CU 등 한국 편의점이 동남아 시장에서 '편의점 강국' 일본의 편의점 브랜드를 빠른 속도로 따라잡고 있다. 베트남에선 일본 편의점 패밀리마트보다 9년 늦게 시장에 진출한 GS25가 패밀리마트의 점포 수를 앞지르기도 했다. 한국 드라마와 K팝 등의 유행을 발판 삼아 한국 문화의 축소판으로 불리는 'K편의점'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베트남에서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의 점포 수가 160개로 일본 편의점 브랜드 패밀리마트(150개)를 앞섰다고 26일 보도했다. GS25는 미국 편의점 브랜드 써클K(420여개)에 이어 점포 수 기준 2위로 올라섰다.
GS25는 2009년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패밀리마트보다 9년 늦은 2018년 베트남에 처음으로 점포를 냈지만 4년여 만에 점포를 160개까지 늘렸다. GS25는 연내 베트남에 점포를 100개 이상 늘릴 계획으로 패밀리마트와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일본 편의점 브랜드가 동남아 현지 업체와의 합작 관계가 흔들리며 주춤하는 사이 한국 편의점 브랜드가 틈새를 빠르게 비집고 들어왔다고 니혼게이자이는 분석했다. 한국 문화가 베트남의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파고든 것도 한국 편의점 브랜드의 가파른 성장세의 원인 중 하나로 봤다.
업계에선 편의점 강국으로 불리는 일본의 대표 언론이 이 같은 내용의 보도를 비중 있게 다룰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편의점 브랜드의 위상이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일본으로 출장을 떠나 편의점 등 선진 유통을 배워오기도 했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며 "일본 편의점이 한국 편의점을 따라 매장 내 테이블을 설치하고, 취식 공간을 마련하는 등 일본이 되레 한국 편의점을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말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말레이시아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4월 말레이시아 1호점을 연 CU는 1년 만에 점포를 90개로 늘렸다. 상반기 내 100호점을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말레이시아 편의점업계에서도 치열한 한일전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 점포 수 1위는 일본의 세븐일레븐(약 2400개)이지만 성장이 정체된 상황이다. CU는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떡볶이와 닭강정 등 K푸드를 앞세워 5년 내 세븐일레븐을 잡고 1위로 올라서겠다는 구상이다.
편의점뿐 아니라 국내 프랜차이즈 치킨업계도 동남아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굽네치킨은 지난달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 각각 4호 매장을 열었다. 굽네는 2014년 해외 시장 진출을 시작해 현재 9개국에서 39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내년까지 해외 매장을 100개로 늘릴 계획이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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