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장 초반 강세 흐름을 보였지만, 매파(통화긴축 정책 선호론자)적인 한국은행의 태도에 방향을 바꿔 하락마감했다. 그나마 장 막판 낙폭을 줄여 약보합권까지 회복한 게 위안거리다.
26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4.77포인트(0.18%) 내린 2612.45에 거래를 마쳤다.
전장보다 0.23포인트 낮은 2616.99로 거래를 시작한 코스피는 곧장 상승전환해 한국은행이 이날 개최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오전 9시49분께는 2641.91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 이외 금통위에서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3.1%에서 4.5%로 올린 점,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7%로 낮춘 점 등을 인지하자 방향을 바꿨다.
특히 이창용 한은 총재가 현재 기준금리가 중립금리 수준보다 낮고 연말 기준금리를 2.25~2.5%로 전망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하며 추가 금리인상을 시사한 기자회견 내용이 전해진 뒤인 오후 1시30분께 하락세로 전환해 낙폭을 키웠다. 오후 3시7분께는 2602.01까지 빠지며 2600선마저 위협받았다.
다만 오후 들어 대체로 순매도세를 보였던 외국인이 장 막판 매수세로 전환하면서 지수를 2610선 위로 끌어 올렸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7~8월에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오전장에서 순매수세를 보이기도 했던 기관이 금통위 결과가 나온 뒤 순매도세로 돌아서면서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이날 증시 마감 무렵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555억원 어치 주식을 판 것으로 집계됐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952억원 어치와 378억원 어치를 샀다. 프로그램 매매는 2314억원 매수 우위였다.
금리 상승은 성장주에 치명적이다. 실제 이날 장 초반까지만 해도 네이버(NAVER)와 카카오가 강한 모습이었지만, 카카오는 하락 전환했고 네이버는 보합으로 마감됐다.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옛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과 합산한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이 작년 4분기보다 후퇴했다는 소식에 4% 넘게 하락했다. 장 초반에는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치보다 적은 올해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내놓은 영향으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삼성전자도 장 초반에는 강세였지만, 하락전환해 6만5900원에 마감됐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1.26포인트(0.14%) 내린 871.43에 거래를 마쳤다. 이 시장에서는 개인과 기관이 각각 447억원 어치와 255억원 어치를 샀고, 외국인은 650억원 어치를 팔았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에서는 HLB와 셀트리온헬스케어만 올랐다. 하락 종목 중에서는 리노공업, 위메이드, 엘앤에프, 에코프로비엠, 천보 등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2.40원(0.19%) 오른 달러당 1267원에 마감됐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