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위험성만 알렸어도 루나 사태 막았을 것"

입력 2022-05-26 17:21   수정 2022-05-27 02:14

“루나 폭락 사태에서 가장 문제가 된 건 불완전 판매다. 백서 작성자와 암호화폐거래소가 자율 규제를 통해 투자의 위험성을 투자자들에게 알리기만 했어도 루나 사태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26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과 한국경제TV가 공동 주최한 ‘디지털 자산시장의 공정성 회복과 블록체인 신사업 육성을 위한 정책과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이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블록체인 전문기업 블로코의 김종환 대표는 “코인 발행자와 거래소 모두 고객에게 해당 코인이 무슨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발행된 것이고, 어떤 혜택을 누릴 수 있는지 기본적인 정보도 고지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코인 상장 자체가 허술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정재욱 법무법인 주원 변호사는 “은행을 통해 간접 규제하는 상황에서 특정 코인 평가사에서 코인을 평가하도록 자율 가이드라인을 마련해뒀지만 이번 루나 사태를 보면 높은 등급을 주다가 뒤늦게 하향 조정한 해당 평가사의 평가가 적절했다고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러 민간 평가사의 설립을 유도하고 규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거래소의 자구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장 참가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계량화된 상장 기준과 자율 규제안을 마련해야 하는데 거래소들이 제대로 협조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루나 사태’를 야기한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와 탈중앙화조직(DAO)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권 대표는 전날 테라의 이해관계자 등 소수 검증인을 중심으로 구성된 DAO에서 투표를 통해 찬성률 65%로 테라 2.0을 발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기존 테라USD는 ‘테라 클래식’으로, 루나는 ‘루나 클래식’으로 이름이 바뀐다. 루나 클래식과 테라USD를 보유한 사람에게는 새로운 루나 토큰을 나눠줄 계획이다.

새 루나 토큰의 약 35%는 가치 폭락 전 루나 클래식을 보유했던 사람에게, 약 10%는 가치 폭락 전 테라USD 보유자에게 돌아간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27일부터 새 블록체인이 가동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암호화폐 업계에선 테라의 회생 계획에 대해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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