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장관은 원자재값 급등에 따른 공사비 상승으로 아우성인 건설 현장은 아직 찾지 않았다. 현장에서는 “공사비가 하루가 다르게 뛰고 있어 ‘시가(時價)대로’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업계에서는 장기적인 공급 청사진보다 당장 올해 아파트 공급을 가로막는 공사비 파동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철근콘크리트 등 주요 협력 업체는 건설사에 공사비를 인상하지 않으면 공사를 중단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중소 건설사를 중심으로 자재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공사가 차질을 빚는 현장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건설사는 공사비 상승을 감당할 여력이 부족하다. 발주처인 시행사에 공사비 인상을 요청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하지만 시행사도 금융 이자 등을 고려하면 수익이 팍팍하기는 마찬가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규 수주 시장도 파행을 걷고 있다. 건설사를 정하지 못한 수도권 아파트와 오피스텔, 지방 아파트 사업지가 늘어나고 있다. 올해 입주 물량이 많은 대구는 도급 계약을 앞두고 계약이 해지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도급 계약 시점과 공사가 진행되는 착공 시점 간 차이가 큰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은 공사비 갈등이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공기가 정해진 건설 현장에서 공사가 차질을 빚을 경우 입주 대란이 불을 보듯 뻔하다. 이를 막기 위해 물가 변동과 공기 연장이 제도화된 공공 공사처럼 민간 공사에도 공기 연장, 계약 금액 조정이 가능하도록 건설산업기본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업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참에 분양가 상한제(투기과열지구)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규제(조정대상지역)를 원점 수준에서 재검토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전문가들은 공사비 파동을 해결할 현실적인 대안으로 민간 택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 폐지를 꼽고 있다. 원 장관이 규제 완화와 주택 공급 해결의 답을 현장에서 찾는다면 부동산 비전문가라는 시장의 우려가 확 줄어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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