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립박수가 한참 이어졌다.
“연주가 끝나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너무나 잘해준 단원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건네야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뒤를 돌았는데, 그제서야 수많은 관객이 보였다. 저도, 단원들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많은 박수를 보내주신 걸 보고 그동안의 노력을 인정받은 것 같아 뿌듯하다.”
▷리허설에선 멀리 떨어진 객석 연주자들과 타이밍이 맞지 않았는데.
“연습할 때 보니 무대와 객석 연주자의 거리가 멀어 지휘와 실제 악기 소리가 나기까지 약간의 시차가 생겼다. 그래서 리허설 때 제가 ‘이런 템포로 연주해달라’고 객석 연주자들에게 주문했고, 실제 공연 때 그대로 치고 나갔다. 오케스트라는 거기에 맞춰 연주했고. 문제없이 맞아떨어졌다.”
▷연주에서 특히 만족스러웠던 대목과 상대적으로 아쉬웠던 점은.
“여러 왈츠에 나오는 ‘루바토’(임의로 템포를 조정하는 연주법)를 연주자들과 나의 호흡을 딱 맞춰 표현하기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 연주 때는 마치 오랜 시간 함께한 친구처럼 잘 맞아떨어져 너무 행복했다. 아무래도 초연이다 보니 음악이 귀에 익지 않아 템포를 잡고 유지하는 게 힘들었다. 그래도 모두가 노력해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아쉬움은 없다.”
▷“발레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반응이 많았다. 실제 발레 공연을 지휘하고 싶지 않은가.
“전곡을 지휘해 보니 발레가 필요하다는 걸 확실히 깨닫게 됐다. 곡들이 너무 아름답지만 애초에 발레를 위한 음악 아닌가. 또 발레 연출에 의해 음악이 조정되는 부분이 많은 만큼 언젠가는 발레를 직접 눈으로 보면서 100% 완성된 작품을 연주하고 싶다.”
송태형 문화선임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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